▶ 창립 30주년 맞은 ‘엣지마인’ 강창근 회장
▶ 투명경영 앞세워 한인 의류업계 대표로 부상
▶경영 일선 물러나 젊은 경영인 2명에 맡겨
▶강드림재단·KAF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아 대형 의류 기업으로 성장한 ‘엣지마인’의 강창근 회장은 사회 환원을 위해 설립한 강드림재단과 이사장을 맡은 미주한인재단(KAF) 등을 통해 사회 봉사 활동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박상혁 기자]
엣지마인은 다양한 남녀 의류를 생산, 대형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LA로 이민을 오는 많은 한인들에게는 한인 경제의 젖줄이라 일컬어 온 ‘자바시장’이 익숙하다. LA 다운타운 남쪽에 있는 ‘패션 디스트릭’ 자바는 예전 같지는 않지만 아직도 북미는 물론 남미대륙까지 의류를 공급하는 미국 최대 의류 도매시장이자 세계 최대 의류 도매시장이다. 다른 분야도 아닌 의류 도매업에서 변함없이 비즈니스를 경영해 옴은 물론 계속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분명히 남다른 숨은 비법이 있음에 틀림이 없다. 그 신화의 주인공은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한인 의류 기업의 대가 ‘엣지마인’ 강창근 회장이다.
비즈니스 성공으로 이룬 이익을 ‘강드림재단’을 통해 사회로 환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13년 동안 실천하고 있는 강 회장을 LA 다운타운 본사 집무실에서 만나 ‘고희’(古稀)를 가장 행복하게 맞이하는 삶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은은한 커피향이 가득한 넓고 쾌적한 집무실에서 반갑게 맞이해 주는 강 회장의 모습은 마치 선한 사마리안 같은 느낌이었다. 일상 생활이 언제나 행복 바이러스가 뿜어져 있다고 표현하면 과언일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홍보할 필요도 자랑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해야할 일들을 해왔다”라고 고백하는 강 회장의 삶은 고난도 실패도 없었을 것 같았다.
강 회장은 비교적 젊은 나이인 20대 초반에 시작한 비즈니스 ‘플레이 보이’ 매장 운영과 논현동 부근의 부동산 매매 등으로 경제적 이익을 많이 보던 중 어려움이 생기면서 1982년에 가족이민을 오게 되었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 청소, 페인트, 주유소 일 등 많은 일을 하던 중 우연히 후배가 하던 아웃도어 스와밋 비즈니스를 하다가 인도어 스와밋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비즈니스가 점점 잘 되다 보니 당시 최고의 직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간호사(RN)이었던 아내가 휴직계를 내고 내조해 준 덕택에 비즈니스가 더 상승세를 탔다. 상승세를 이어 1994년에 다운타운에 ‘마인’이라는 의류 매장을 오픈하게 된다. 그리고 30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하며 현재의 ‘엣지 마인’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처음 ‘마인’을 오픈할 때는 아내 크리스틴 강이 인도어 스와밋 비즈니스를 할 때 익힌 구매 경험과 타고난 미적 감각으로 디자인을 포함 많은 부분의 일들을 감당해 주었다. 이렇게 부부와 직원 셋이 시작한 ‘엣지 마인’은 현재 120명의 직원이 블루페퍼, 문리버, 바이더리버, 마인, E&M, 펄취, 더워크숍, 조앤클레어와 어거스트 스카이 온라인 의류업체 등 120명의 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자신들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숲을 이루는 거대 회사가 되었다.
현재 엣지마인은 명실공히 한인 의류업계의 최대 회사임은 물론 주류사회에서도 인정받는 회사이다. 회사가 커지면 어려움도 있기 마련이다. 강 회장에게 ‘엣지마인’ 30년 동안 가장 큰 위기는 언제였는지 물었다. 주저 않고 강 회장은 10년 전인 2014년 160만달러 검찰 압류 사건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2세들에게 청렴한 기업을 물려주기 위해 회사 경영을 철저하게 투명하게 했었다”고 강 회장은 말하며 “모든 것이 깨끗하게 마무리가 된 덕분에 2022년에 원금과 함께 이자를 돌려받았다”고 덧붙였다.
‘털어서 먼지가 안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 젊은 날 이른 실패를 계기로 더욱 정도를 걷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사회환원이란 목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만든 ‘강드림재단’ 설립 이후에 더욱 아낌없이 나눔의 삶을 사는 강 회장에게는 부합하지 않는 말이었다.
8년이라는 긴 시간의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강 회장은 한마디의 원망 섞인 말 없이 해맑은 표정으로 “그저 감사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그 모습은 이 시대의 참된 어른의 표본 같아 보였다.
엣지마인은 지난 1일 세대 교체를 시작했다. 1세대인 강 회장이 마련한 반석 위에서 이제는 2세대인 강 회장의 차녀 세라 강과 그리고 오랜 시간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강 회장과 함께 ‘엣지마인’을 위해 일해온 크리스틴 한을 차세대 공동 최고경영자(CO-CEO)로 세웠다. 그리고 장녀인 자넷 강은 CFO로 장남 다니엘 강은 ‘강드림 재단’에서 강 회장과 함께 일하게 된다.
강 회장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 세 가지를 웃으며 말했다. 첫째는 불혹의 나이 사십에 담배를 끊은 것이고 둘째는 가족과 함께 ‘강드림 재단’을 설립한 것, 그리고 셋째는 2014년 피트니스에 등록하여 지금까지 운동을 하고 있는 덕분에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강 회장의 인생 2막이 시작되었다. “지혜로운 아내의 말없는 내조가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순간을 넘기고, 오늘의 나와 엣지마인이 있을 수 있었다”고 강 회장은 말하며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과 인생의 2막을 그의 좌우명처럼 “변화를 즐기며 한 템포 늦추며 살고 싶다”고 고백한다. 남은 삶을 어떤 사람들에게는 숲이 되어 쉼을 주고 또 힘든 누군가에게는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 꿈을 주기도 하고, 배고파하는 이들에게는 맺은 열매를 많이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건강하고 밝게 미주한인재단(KAF) 이사장의 본분과 ‘강드림재단’의 파운더로서 책임을 다하는 강 회장의 모습이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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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희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