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FOMC 결정에 변수
▶ “파업 기간이 관건될 것”
▶ 장기화 땐 인플레 심화
▶ 자동차 업계 타격 우려
항만 노조의 파업이 경제에 미칠 심각한 타격은 물론 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이터]
항만 노조 파업에 따른 물류 혼란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 경로에도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의 동남부 항구 파업과 관련, 당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위원들의 견해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연준은 지난달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으며, 다음 달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25bp(1bp=0.01%포인트)와 50bp 인하 전망이 여전히 맞서는 상황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데이비드 알티그 부총재는 최근 “파업이 매우 짧다면 우리는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상품 물가가 인플레이션 진정에 기여하고 있는데 파업 기간 수입품 물류가 너무 오래 멈추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이번 파업의 영향이 심각할 수 있는 만큼 노사 양측이 합의에 이르거나 백악관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파업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다. 또 연말 연휴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이번 파업을 예상해 재고를 비축해뒀고, 서부 항구를 통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로이터는 파업이 2주 정도만 이어져도 10월 고용 보고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고, 콘퍼런스보드의 에린 매클로플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첫째 주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제약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퀴니피액대학의 크리스토퍼 볼 교수는 “파업이 일주일 이상 이어질 경우 많은 상품·서비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분명히 물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물건을 구할 수 없거나 경제활동이 멈출 경우 노동시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BC 방송도 이번 파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시킬 수 있지만 경제적 여파는 파업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파업이 식료품·자동차와 기타 소비재 물가를 자극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장기화하지 않는 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 파업으로 동부 항만을 주로 이용하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클리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반면, 아시아 차량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BMW와 폭스바겐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현대차 측은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노사 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차량 인도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