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자율 하락… “주택시장 여전히 관망”

2024-09-16 (월)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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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고정모기지 6.20% 전년 7.18%, 1% 하락

▶ 높은 가격에 부담 높아 “5% 대까지 떨어져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높은 주택 가격 부담 등으로 본격적인 주택시장 회복은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국책 담보 대출업체 프레디맥은 30년 고정 금리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이 지난 2주간 6.35%에서 6.20%로 하락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1년 전의 7.18%와 비교하면 0.98%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 10월에는 20년 만의 최고치인 7.79%까지 치솟았다.

15년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 이자율도 동기간 5.47%에서 5.27%로 하락했다. 1년 전에는 6.51%였다.


프레디맥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가 지난 6주간 0.5% 이상 하락해 2023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금리는 보다 안정된 경제 지표로 인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모기지 금리환경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 높은 주택가격과 공급부족으로 잠재적 주택구매자들은 아직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모기지 금리 하락은 7월 고용지표 발표 후 연중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지난달 초 이후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30년 만기 평균 이자율이 3% 안팎이었던 3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두 배나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2~3%대의 낮은 이자율로 모기지론을 받았던 많은 주택 매도자들은 모기지 금리가 높아지게 되는 ‘주택 갈아타기’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택을 팔아도 새 집을 사기가 힘들고 주택 가격이 올라 비싸게 팔아도 다시 비싼 가격에 집을 사야하는 딜레마가 주택 매도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에 따르면 현재 모기지 보유자의 80% 정도가 5% 미만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다.

업계는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주택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있기는 하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본격적인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기지 금리가 5%대 수준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정보 업체 바론은 수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주택거래 부진을 살리기 위해서는 모기지 이자율이 현재 보다 1%포인트 낮은 5.25%까지 돼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미국인 중간소득 7만4,580달러로 중간가 42만2,600달러 주택을 20% 다운페이먼트 한 후 구매한다고 가정할 때 월 주택관련 상환금 총액이 모기지, 보험, 재산세, 관리비 등 수입의 30%를 넘지 않으려면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최소 5.25% 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최고 수준인 남가주나 캘리포니아주의 주택 바이어 상황은 더 안 좋다. LA 주민소득이 8만3,000달러로 7만4,580달러에 비해 높지만 주택 중간가격이 85만5,000달러로 전국 중간가를 약 2배 이상 상회하기 때문에 5.25%의 금리로는 월 페이먼트가 월 소득의 절반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가주에서는 불과 14%의 바이어만이 단독주택 구입을 위한 재정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도 나왔다. 이는 미국 전체의 33%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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