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약 및 약물 중독 남의 일 아니다

2024-09-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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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들에게도 마약 및 약물 남용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특히 합성 오피오이드 마약인 펜타닐 문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마약 중독 및 과다복용으로 숨진 한인들의 숫자가 2년 연속 연간 100명 선을 넘고 있다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가 나와 그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CDC 집계에 따르면 미 전역의 마약 중독 사망자 중 한인으로 확인된 게 지난 2022년 105명, 2023년에는 102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미 전역 한인들의 약물 사망은 지난 2018년 44명이었던 것이 2019년 72명, 2020년 97명, 2021년 98명으로 늘어나더니, 2022년 100명 선을 넘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총 518명이 약물 중독 및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셈이다.

하지만 마약 중독의 특성상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실제 한인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LA 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LA 카운티 내에서 약물 과다복용 및 중독으로 인한 우발적 사망 사례는 총 3,000여 건, 즉 하루 평균 8명 이상이 마약 관련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이중 인종이 아시안으로 확인된 사망자가 45명, 그중 한인이 6명으로 집계됐는데, LA 카운티 내 한인 인구 비율로 단순 계산해보자면 이보다는 10배는 될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미국은 지금 헤로인보다 50배나 강력한 합성마약인 펜타닐 과다복용이 정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마약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펜타닐의 경우 단 한 번의 과다복용으로도 너무 쉽게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미국에서 연간 11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젊은 청장년층 세대의 경우 펜타닐이 이미 사망 원인 1위로 부상했다는 점이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펜타닐이 한인 청소년들도 위협하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펜타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너무 쉽게 노출되고 있고, 실제로 10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한 펜타닐을 복용한 뒤 사망하는 사례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부모들은 펜타닐 위기에 경각심을 갖고 자녀들이 접한 환경을 세심하게 살피고 단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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