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연구팀 “전자담배 사용 막으려면 정신건강 지원 병행 필요”
심한 우울 증상이 있는 청소년은 전자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우울 증상이 없는 경우보다 2.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는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을 예방하려면 정신건강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호주 시드니대 로런 가드너 박사팀은 2일 의학 학술지 호주·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에서 호주 중학생 5천여 명에 대한 설문 분석 결과 심한 우울 증상과 중등도 및 높은 스트레스가 있을 경우 전자담배 사용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뉴사우스웨일스·퀸즐랜드·서호주 지역 40개 학교 7~8학년(중학교 1~2학년) 5천1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우울 증상 및 스트레스 수준 등과 전자담배 사용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 따르면 호주 청소년 중 전자담배 사용자는 평균 14세에 전자담배를 시작했고, 12~15세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7년 10%에서 2023년 2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드너 박사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사용과 정신건강 문제가 모두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며 "하지만 전자담배와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참여자 가운데 전자담배를 피운 적이 있는 사람은 426명(8.3%)이었고 지난 30일 사이 전자담배를 피운 학생은 101명(1.97%)이었다.
분석 결과 전자담배 사용 경험이 있는 학생이 우울 증상이 없는 그룹은 전체의 6.3%였으나 심할 우울 증상이 있는 그룹은 25%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는 심한 우울 증상이 있을 경우 전자담배 사용 위험이 우울 증상이 없는 경우와 비교해 2.5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등도 스트레스가 있는 학생과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가 있는 학생은 스트레스 수준이 낮은 학생에 비해 전자담배 사용 위험이 각각 74%와 64% 더 높았다.
그러나 불안(anxiety) 증상은 전자담배 사용률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이 우울 및 불안 증상, 스트레스 등과 관련이 있다는 다른 연령대 및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담배와 정신건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정신건강이 흡연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그 반대인지와 상관없이 전자담배 사용을 막으려면 정신건강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가드너 박사는 "정신건강과 전자담배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연구는 청소년의 장단기 건강과 웰빙을 위해서는 증거에 기반한 전자담배 사용 예방 및 조기 개입 방안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