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 하이닉스… HBM4E 개발도 탄력
2024-08-30 (금)
서울경제=강해령 기자
▶ ‘6세대 D램’ 세계 첫 개발
▶ 연내 DDR5 양산 준비 끝내고 내년 빅테크에 본격 공급 계획
▶3년전 4세대 이어 라이벌 제쳐
▶2026년 양산 HBM4E에 적용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6세대 D램을 개발했다. D램 업계 1위인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서 양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내년부터 이 D램을 글로벌 ‘빅테크’ 업체에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신제품 개발로 SK하이닉스가 2026년 양산할 예정인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등 차세대 HBM 제품 연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 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연내 10나노급 6세대 DDR5 D램에 관한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 제품을 D램 업계 1위인 삼성전자보다 먼저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4월 미국에서 열린 ‘멤콘 2024’를 통해 연내 이 제품을 개발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으나 SK하이닉스가 더 빠른 속도로 개발 완료를 알린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3분기에 극자외선(EUV)을 적용한 10나노급 4세대 D램을 삼성전자보다 먼저 개발한 데 이어 라이벌 회사를 또 앞질렀다. SK하이닉스는 전작인 10나노급 5세대 D램의 플랫폼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번 신제품을 개발했다. 공정 고도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10나노급 5세대 D램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신제품에 녹였다. 특히 이번 D램에는 초미세 공법인 EUV 노광 공정에 신소재를 개발해 첫 적용했다. 이 소재는 포토레지스트(PR)인 것으로 알려졌다. PR은 빛으로 회로를 새기는 노광 공정에서 웨이퍼 위에 바르는 물질이다. SK하이닉스는 일본 JSR과 협력해 금속 소재로 만든 PR을 D램의 1개 층에 적용했다. 금속 소재의 PR은 구조가 단순하지만 튼튼한 회로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도 D램 설계 기술을 개선하면서 생산성을 전작보다 30% 이상 높였다.
SK하이닉스는 곧바로 10나노급 6세대 D램을 양산할 준비에 돌입한다. 이천 사업장에서 ‘마더팹’ 역할을 하는 M14와 EUV 노광기가 10대 이상 배치된 최신 공장인 M16 위주로 생산 라인이 갖춰질 예정이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7월 보고서를 통해 내년 4분기에 SK하이닉스의 10나노급 6세대 D램 생산량은 회사의 전체 D램 생산량에서 7%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0나노급 6세대 D램은 주로 고성능 데이터센터용으로 활용된다. 이 D램은 최신 D램 규격인 DDR5를 만족한다. 제품의 동작 속도는 초당 8Gb(8Gbps)로 전작보다 11% 빨라졌다. 전력효율도 9% 이상 개선됐다. 회사는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의 신제품을 서버에 적용하면 전력 비용을 이전보다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을 다양한 응용처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HBM 분야에서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서 만드는 칩이다. 현재 양산하고 있는 5세대 HBM(HBM3E)과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할 6세대 HBM(HBM4)은 10나노급 5세대 D램으로 제작한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HBM4E에 이번에 개발한 10나노급 6세대 D램을 처음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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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강해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