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캠퍼스 타운, 은퇴자 주거지로 떠오른다

2024-08-29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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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세대와 문화 교류하며 여생 보내

▶ 스포츠·음악회·전시회 등 활동 기대

캠퍼스 타운, 은퇴자 주거지로 떠오른다

대학가를 은퇴지로 선호하는 노년층이 많다. 인근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 기회를 접할 수 있고 젊은 세대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캠퍼스 타운, 은퇴자 주거지로 떠오른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 캠퍼스를 걷는 행인들의 모습. 도시 라이프를 원하는 은퇴자들은 컬럼비아, 뉴욕대학 인근을 은퇴지로 꼽는다. [로이터]


조용한 동네에서 은퇴 후 여생을 보내려는 시니어가 있는가 하면 활동적인 시니어는 젊은 세대와 어울릴 수 있는 지역을 은퇴지로 원한다. 젊은 세대와 어울리며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지역으로는 대학가가 제격이다. 대학가 주변은 스포츠 경기가 항상 개최되고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활동도 열린다. 은퇴 후 재교육을 꿈꾸는 시니어는 대학에 제공하는 시니어 강좌에 등록해 교육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선정한 은퇴지로 적합한 대학가를 가본다.

◇ 앤 아버, 미시건

앤 아버에서의 생활은 이 지역에 위치한 미시건 주립대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미시건 주립대는 재학생이 5만 명이 넘는 대형 명문대다. 앤 아버에거 거주하는 시니어들은 미시건 주립대의 스포츠 경기와 대학 ‘오셔 라이프롱 러닝 인스티튜트’(OLLI)가 제공하는 각종 뮤지컬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OLLI는 50세 이상 주민을 위한 강좌와 다양한 이벤트를 연중 개최한다. 이뿐만 아니라 30개가 넘는 서점과 박물관에서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매년 시에서 주최하는 앤 아버 아트 페스티벌은 지역 주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전국 최고 수준 의료 기관인 미시건 주립대학 병원은 시니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 유진, 오리건

유진은 오리건주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도시로 오리건 주립대가 위치한 지역이기도 하다. 재학생 2만여 명 규모의 오리건 주립대 역시 OLLI를 통해 지역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유진을 은퇴지로 택한 시니어들에게는 한가지 특징이 있다. 산책과 등산을 즐기는 활동적인 시니어가 많다는 것.

오리건주내 타 도시에 비해 온화한 날씨를 자랑하는 유진은 자전거 타기와 걷기 좋은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어 시니어에게 부담인 운전할 필요 없이 이동이 가능하다. 트렌디한 카페와 식당이 즐비한 다운타운은 시니어들의 주말 방문 코스로 인기다.

◇ 잭슨빌, 플로리다

잭슨빌은 플로리다주 북서부에 위치해 있으며 애틀랜타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 지역에는 유니버시티 오브 노스 플로리다, 잭슨빌 유니버시티, 에드워드 워터스 유니버시티 등 3개의 대학이 몰려 있으면 유학생 비율도 높은 편이다. 이들 대학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무료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강의가 없는 날에는 인근 비치를 찾아 일광욕과 석양을 즐길 수 있다. 바닷가 인근에는 골프장과 낚시터, 공원 등이 있어 연중 온화한 날씨를 원하는 시니어의 야외 활동에 안성맞춤이다. 수련 병원인 플로리다 주립대학 병원은 시니어 환자를 위한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로리다주가 은퇴 선호지인 만큼 다양한 시니어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시니어들과 활발한 교류가 가능하다.


◇ 뉴욕

도시 라이프를 원하는 시니어들은 뉴욕을 첫 번째 은퇴지로 꼽는다. 뉴욕에는 여러 시티 칼리지뿐만 아니라, 뉴욕대학, 컬럼비아대학,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 등 명문대학이 인접한 도시다. 뉴욕이 은퇴지로 선호되는 이유 중 하나가 뛰어난 수준의 병원이 몰려 있다는 것이다. 뉴욕에는 전국 의료 기관 20위 권에 드는 뉴욕 프레스바이테리언 호스피탈-컬럼비아&코넬, 랭곤 뉴욕대학 병원, 마운틴 사이나이 병원 등이 있다.

뉴욕은 살인적인 주거비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양한 일거리가 제공되고 있어 건강과 시간만 허락된다면 시니어도 부업이나 파트타임을 통해 주거비를 마련할 기회가 많다. 뉴욕은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가 섞여 사는 대도시다. 전에 접하지 못한 전 세계 각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뉴욕이다.

◇ 올랜도, 플로리다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를 유명한 올랜도 역시 시니어들이 으뜸으로 꼽는 은퇴 명소다. 유니버시티 오브 센트럴 플로리다와 인근 대학이 시니어를 위해 개설한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올랜도가 은퇴지로 잘 알려진 만큼 유니버시티 오브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병원은 시니어에게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들이 올랜도로 몰리는 이유는 바로 연중 온화한 기후와 뛰어난 자연환경 때문이다. 차로 한 시간 거리인 바닷가에 가면 스노컬링과 수영을 즐기는 시니어를 많이 볼 수 있다. 뉴욕과 달리 주거비 및 생활비가 저렴한 이유도 시니어들이 은퇴지로 선호하는 이유다. 케네디 우주 센터와 디즈니 리조트를 비롯한 지역 관광 명소에서는 시니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 랠리&더럼, 노스캐롤라이나

은퇴 후 재교육에 관심이 있는 시니어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랠리와 더럼이 은퇴지로 제격이다. 이곳은 듀크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 대학 등 연구 대학 3곳이 인접한, 이른바 ‘연구 삼각지대’로 불린다. 이들 대학 인근에 거주하는 시니어는 각 대학이 제공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65세 이상 주민에게 각종 강의를 무료로 청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듀크 대학 인근에는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은퇴자 커뮤니티 ‘더 포레스트 앳 듀크’가 유명하다. 또 쇼핑센터, 골프장, 식당과 국제 공항이 위치하고 있어 풍요로운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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