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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전망에도…에이전트 73% “안 떠난다”

2024-08-22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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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소속 에이전트 설문

▶ 새 수수료 규정에도 틈새시장 기회 있어
▶경력 16년 넘어야 수입 안정적 “버틸 것”

부동산 침체 전망에도…에이전트 73% “안 떠난다”

주택 시장에 전에 없던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대부분 에이전트가 업계를 떠나지 않을 계획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부동산 침체 전망에도…에이전트 73% “안 떠난다”

지난해 주택 거래 감소로 에이전트 수입도 감소했다. 특히 경력 2년 미만 초보 에이전트 중 연소득이 1만 달러 미만인 비율이 높았다. [로이터]


부동산 침체 전망에도…에이전트 73% “안 떠난다”

부동산 침체 전망에도…에이전트 73% “안 떠난다”

올해 주택 시장 관계자들은 힘든 해를 보내고 있다. 주택 구입 여건 악화로 주택 거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주택 거래가 줄면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수입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수수료 규정 시행에 따라 부동산 에이전트의 수수료 수입이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주택 시장이 전에 없던 변화의 소용돌이를 지나는 가운데 많은 에이전트는 업계를 떠날 전망이지만, 일부 에이전트는 이 같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을 각오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협회 소속 에이전트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대부분 에이전트가 당분간 부동산 업계를 떠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10명 중 7명 안 떠난다

NAR의 설문 조사에서 약 73%의 에이전트가 향후 2년간 부동산 에이전트로서의 활동을 유지할 계획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고이자율, 고주택가, 매물 부족 등의 원인 때문에 주택 시장이 침체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침체가 위기가 아닌 에이전트로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가 넘쳐나 일반인도 쉽게 매물을 검색할 수 있지만 실제 주택 매매 시 에이전트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특히 주택 구입 여건이 악화한 요즘 내 집 마련에 성공하려면 에이전트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 매물 부족 때문에 힘들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면 현재 직면한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에이전트들은 현재 주택 시장에 산재한 여러 어려운 점들을 토로했다. 그중 가장 많은 에이전트가 꼽은 힘든 점은 주택 매물 부족(전체 에이전트 중 26%)과 이에 따른 주택 구입 여건 악화(26%)다. 두 가지 요인으로 고객 수가 전보다 줄었다는 에이전트의 답변이 많았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2~3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향후 모기지 이자율 하락을 기대하고 관망세로 돌아선 고객이 많아 고객 유치가 힘들다는 에이전트도 약 19%였다. 이 밖에도 고객이 원하는 마땅한 매물을 찾는데 어려움(9%), 집값 하락을 기다리는 고객(6%), 낮은 주택 시장 신뢰도(2%) 등도 올해 에이전트 활동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 작년 에이전트당 평균 거래 10건

지난해 전반적인 주택 거래는 큰 폭으로 감소해 에이전트가 특히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에이전트당 거래 건수도 2022년보다 준 것으로 조사됐다. NAR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전트당 평균 거래 건수는 10건으로 2022년(평균 12건)보다 2건 감소했다. 에이전트 1명당 평균 거래 액수 역시 2022년 340만 달러에서 지난해 250만 달러로 줄었다.

제시카 라우츠 NAR 책임 이코노미스트는 “매물이 크게 부족했던 작년은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고객 유치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어와 치열한 경쟁을 겪는 등 매우 힘든 해였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NAR 회원 가입률은 큰 변동이 없었고 많은 에이전트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틈새시장을 개발하려는 트렌드도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NAR에 따르면 일부 에이전트는 커뮤니티 봉사 활동을 통해 미래 고객 발굴에 나서는가 하면 일부 에이전트는 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 트렌드, 관련 기술 등을 교육하며 거리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NAR은 이 같은 에이전트의 노력이 곧 성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AR은 지난해 재판매 주택 거래가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모기지 이자율 하락이 기대되는 올해 말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부터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 주택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오래 버텨야 많이 번다

위기를 버티는 에이전트는 아무래도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들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반적인 부동산 수수료 수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력이 오래된 에이전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력이 16년 이상인 에이전트의 수수료 수입이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16년 이상인 에이전트의 지난해 중간 연소득은 9만 2,500달러였으며 이중 약 46%는 연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을 올렸다.

지난해 NAR 소속 에이전트의 중간 연소득은 5만 5,800달러로 2022년(5만 6,400달러)보다 조금 낮아졌다. 특히 경력 2년 미만 초보 에이전트의 수수료 수입은 저조했다. 경력 2년 미만 에이전트 중 약 62%는 연 1만 달러의 수입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도표1 참고>.

◇ 새 기술 적응해야 생존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미 첨단 기술을 도입한 지 오래다. 에이전트들은 매물 검색은 기본이고 다양한 부동산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에이전트가 부동산 관련 첨단 기술과 서비스에 사용하는 중간 비용은 670달러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등의 소셜미디어 홍보 투자 비중이 높았다.

대부분 개인 홍보 웹사이트를 제작해 고객에게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문의를 받는 데 활용하고 있었다.<도표 2 참고>. 에이전트가 활용하는 첨단 기술 중에는 고객에게 집을 보여줄 때 에이전트의 안전을 보호하는 앱, 실내 디자인 앱, 3D 및 가상 투어 앱, 가상 스테이징 앱 등이 눈에 띄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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