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다우 이틀간 1,528p 빠져
▶ S&P500도 2년래 최대급락
▶기술주도 줄줄이 하락세
‘R의 공포’가 뉴욕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우려스런 표정으로 시황을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글로벌 증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전날 아시아 주요 증시가 폭락한 데 이어 뉴욕증시의 3대 지수 역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은 ‘블랙 먼데이’ 공포에 사로잡혔다.
5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1,033.99포인트(-2.60%)가 내린 38,703.27에 마감했다. 지난 이틀 동안 빠진 다우지수는 1,528.81포인트에 달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23포인트(-3.00%) 내린 5,186.33에 거래를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 6% 이상 폭락했다가 전 거래일보다 576.08포인트(-3.43%) 내린 16,200.08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난 2022년 9월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2일 공개된 연방 노동부의 7월 고용 보고서는 전 세계 증시를 패닉셀로 이끈 주요 동인으로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11만4,000건으로 전망치(17만6,000건)와 전월 수정치(17만9,000건)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다. 실업률은 전월(4.1%) 대비 0.2%포인트 오른 4.3%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밤새 아시아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2.4% 폭락하면서 1987년 10월20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의 경우 전장 대비 10.54% 빠지며 장중 2,400선이 무너졌다가 전 거래일 대비 8.7% 급락한 2,441.55에 거래를 최종 마감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유럽 증시 역시 추락을 면하지 못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600은 2.22% 하락한 486.79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닥스는 1.95% 밀린 17,317.58, 프랑스 CAC40은 1.61% 빠진 7,134.78로 마감했다. 영국 FTSE 지수도 8,008.23로 2.04% 하락했다.
미 증시에서 상반기 기술주 랠리를 이끈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6.36% 이상 떨어지며 간신히 마지노선인 100달러를 지켜냈다. 애플은 투자계 큰손 워런 버핏이 지난 상반기 동안 애플 주식 보유량의 절반 가량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더해져 주가가 4.82%나 하락했다. 실적을 공개한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도 3.36% 쪼그라들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기업들도 구글(-4.61%), 테슬라(-4.23%), 아마존(-4.10%), 마이크로소프트(-3.27%), 메타(-2.54%) 등 각각 2~4%의 주가 하락을 겪었다.
미국 국채 수요가 계속 몰리면서 이날 오전 벤치마크 10년물 채권 수익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3.779%대로 추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5.18포인트(64.90%) 상승한 38.57을 나타냈다.
CNN은 이날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원인으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인하 실기 ▲인공지능(AI) 투자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 3가지를 지목했다. 시카고 연은 총재인 오스탄 굴스비는 “연준의 임무는 고용을 극대화하고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현재 경제 상황이 매우 악화하고 있다면 중앙은행은 그것을 고칠 것”이라고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 변동폭 축소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