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금정산 지연사태 ‘티몬’ 창업자는 신현성씨

2024-07-29 (월)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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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 15년 전 창업한 후 매각

▶ 코인사기 ‘테라폼랩스’ 관련 권도형씨와 공범혐의 재판

한국에서 적자만 무려 6,386억원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업체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본 한국의 소비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가운데, 15년 전 티몬을 창업한 신현성씨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신현성씨는 권도형씨와 함께 테라·루나 사태를 일으켜 ‘가상화폐 사기’ 공범 혐의로 한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신현성씨의 조부는 유신정권 실세로 1960~70년대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거쳐 중앙정보부장을 지냈던 고 신직수씨로, 신현성쌔는 신직수씨의 장녀 신연균씨와 결혼한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의 조카이자 홍정도 중앙일보 부회장과 사촌간이다.

1985년 11월 서울에서 태어나 9세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온 신씨는 2004년 버지니아주 소재 토머스 제퍼슨 과학기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8년 펜실베니아대(유펜) 와튼스쿨 경영학부를 마쳤다.


2010년 한국으로 건너와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티켓 몬스터)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만해도 화려한 가족배경에 미국 명문대 출신 20대 청년 사업가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한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티몬의 매각과 재인수 과정을 거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2022년 티몬의 현 주인인 큐텐에 회사를 넘기기까지, 빈번한 매각 이슈로 ‘먹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22년 9월 티몬이 G마켓 창립자 구영배 큐텐 대표에게 매각되자 같은해 10월 신씨는 티몬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신현성씨는 스탠포드대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권도형씨와 함께 2018년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해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 들었다. 이듬해 블록체인 기반 결제회사인 차이코퍼레이션(이하 차이)을 설립하고 테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신씨가 창업한 차이는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 중앙그룹 계열사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중앙그룹 계열사로 홍석현 회장의 차남인 홍정인씨가 대표로 있는 메가박스는 2021년 차이코파레이션과 ‘차이페이’ 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2년 5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면서 코인 가격이 사실상 종이조각이 되자 전 세계적으로 4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신씨는 이 사태로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해 불구속 재판을 진행 중이다. 한국의 일부 언론이 당초 신씨 사건의 심리를 맡았던 주심 판사가 과거 중앙일보 기자 시절 신씨의 성공담을 인터뷰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해 공정성 논란이 일자 서울남부지법은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를 형사합의13부에서 14부로 변경한 바 있다.

한편,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한국시간으로 28일 첫 집단행동에 나섰다. 티몬 정산 피해자 약 30명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큐텐테크놀로지 입주 건물 앞에 모여 조속한 환불과 큐텐 측의 사과를 촉구하는 '우산 집회'를 열었다.

마스크를 쓴 참가자들은 비가 오지 않은 날씨에도 우산에 ‘내 피 같은 1,000만원 내놔', ‘칠순 잔치 1,500만원 온 가족 울음바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환불하라. 페이사 각성하라' 등의 문구를 붙이고 시위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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