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입국한 시민권자 배우자

2024-07-29 (월) 이경희 변호사
크게 작게
시민권자의 배우자, 부모, 그리고 21세 미만의 미혼자녀는 신분이 없더라도 미국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지만, 미국에 밀입국한 경우에는 시민권자와 결혼하더라도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오는 8월19일부터는 이 경우에도 미국에서 영주권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관련 사항들을 정리했다.

-밀입국한 시민권자 배우자는 그동안 어떻게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나

▲밀입국한 경우에는 I-601A 면제 신청을 해야 한다. 이 면제 신청서에는 신청자가 미국을 떠나야 할 경우 남게 되는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 배우자 혹은 부모에게 극심한 어려움 (extreme hardship)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만일 면제 신청이 승인된다면 본국에 있는 미 대사관 또는 영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서 이민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오는 8월19일부터는 어떻게 바뀌나

▲밀입국한 시민권자 배우자는 우선 이민국에 임시 허가(parole in place)를 신청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임시 허가가 승인되면 한국을 가지 않고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을 가야 할 때보다 수속 기간도 단축된다.

-배우자는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나

▲우선 미국에 입국 심사 또는 임시 허가(parole)없이 입국해서 체류 중이며, 둘째 2024년 6월17일 기준으로 이전 10년간 미국에 계속 거주했어야 하며, 셋째 2024년 6월17일까지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상태이고, 넷째 영주권을 받지 못할 부적격 사유나 국가 안보에 위협을 주는 형사 기록이 없어야 한다.

-자녀들도 가능한가

▲신청자의 자녀도 가능하다. 동일하게 2024년 6월17일 이전에 밀입국해서 미국에 체류 중이어야 하며 미국 시민권자 부모와 양부모 관계가 있어야 한다.

-8월19일 전에 미리 서류를 준비하고 싶은데


▲아직 이민국은 어떤 신청서를 작성하고 이민국 수수료가 얼마인지 정하지 않았다. 우선 결혼 증명 자료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2014년 6월17일 전에 미국에 입국했고 그 이후 계속 미국에 체류했다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세금 보고서, 은행 명세서, 신용카드, 학교/병원 기록, 종교단체 활동 기록, 부동산 등기부(deed)나 임대차 계약서, 각종 보험과 공과금 내역, 헬스클럽 회원 카드, 백화점 카드 등 어떤 서류라도 준비해서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 지속적으로 체류했다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 사면 조항(245i) 신청 때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만일 체류를 증명할 서류가 부족하다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체류 사실에 대한 내용 증명을 받는 방법도 있다. 또한 한국에서 이혼한 경우 한국 가족관계 증명서와 혼인관계 증명서에 이혼 기록이 나와야 한다. 만일 한국에서 법적으로 결혼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데 미국에서 재혼한 경우에는 중혼(dual marriage)이 되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없다.

-미국에서 형사 기록이 있는데

▲밀입국을 했는데 영주권을 받기 힘든 형사 기록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영주권 신청과 함께 면제 신청(I-601)을 해야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차후에 명확하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희 변호사

(213)385-4646

imin@iminusa.net

<이경희 변호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