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J, 31일 금리 결정…인상시기 두고 ‘7·9·10월’ 전망 엇갈려
▶ 美연준, PCE 상승둔화 속 ‘9월 금리인하’ 전망 우세… ‘파월의 입’ 주목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사진제공]
이번 주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회의가 예고된 가운데, 글로벌 통화정책이 변곡점을 맞이할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 금리 인상 및 장기국채 매입 축소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내놓을지,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방향에 대해 어떠한 힌트를 제시할지가 주 관심사다.
◇ BOJ, 금리 인상 요구 직면…엔/달러 환율 하락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0∼31일(이하 현지시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하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BOJ는 지난 3월 연 -0.1%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올려 연 0.0∼0.1% 정도로 유도하기로 결정, 2016년 2월 도입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8년 만에 마무리했다. 이는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이뤄진 금리 인상이었다.
이후 엔화 약세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강화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도 지난 18일 의회에 출석해 금리 인상은 경제 지표에 달려있다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48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달 금리 인상 전망은 29%에 그쳤고, 9월과 10월 전망이 각각 27%와 35%를 기록하는 등 시기를 두고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응답자의 94%가량은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위험 시나리오상에서 가장 이른 금리 인상 시기로 이번 달을 꼽았다.
또,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 국채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하며 양적 긴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기무라 다로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금리가 연 0.15∼0.25%로 오르고, 매월 6조엔(약 54조원) 규모이던 장기 국채 매입 규모가 4조5천억엔(약 40조5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 하락에는 일본 당국의 개입에 더해 금리 인상 기대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일 161.79엔으로 고점을 찍은 엔/달러 환율은 25일 한때 151.94엔까지 내려갔다. 환율 하락은 통화가치 상승을 뜻한다.
이처럼 엔화 가치 강세가 이어지고 BOJ가 금리를 올릴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식·채권 등 글로벌 자산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론, 최근 엔화 강세로 일본 수입 물가가 내려가서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보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말했다.
◇ 시장서는 美 9월 금리인하 시작 전망…파월 기자회견 주시
세계적인 고금리 현상을 주도해온 미 연준은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한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유지하고 9월에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견해가 일반적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 금리인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2020년 3월이 마지막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7일 기준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연 5.25∼5.5%로 동결될 가능성을 93.8%로 보는 반면, 9월 인하 가능성은 100%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될 가능성(56.9%)을 가장 높게 보고 있으며, 2차례 인하 전망(33.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26일 발표된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며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을 실었다.
PCE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5%, 전월 대비 0.1% 올랐다.
서비스 부문이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치며 8개월래 가장 오름폭이 작았던 점이 눈에 띄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연준이 물가 지표로 삼는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연준이 그동안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만큼,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달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정책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 주시하고 있다.
피치 레이팅스의 미국 경제 리서치 책임자인 올루 소놀라는 "연준은 고용시장 상황을 살펴보면서 이번 주 회의를 통해 9월 금리인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때문에 이번 주 나오는 7월 고용보고서로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TD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완전히 약속하지는 않겠지만 금리인하가 거의 다가왔다고 암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인하 횟수는 미 선거 등으로 물음표다"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최근 경기침체 위험을 거론하며 7월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등 조속한 통화정책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연준의 정책 전환 전망이 커지면 한은이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데에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한은은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의 정책 결정을 주시하면서 국내 가계 부채나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해 8월 혹은 10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1년간 고금리 동결' BOE도 인하 가능성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월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다음 달 1일 통화 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BOE는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현재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연 5.25%다.
BOE가 그동안 4일 총선을 앞두고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웠던 만큼 이번에는 4년여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댄 핸슨 애널리스트 등은 BOE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면서도, 물가 압력 등을 감안할 때 단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WSJ은 임금과 서비스 물가 고공행진을 고려하면 회의 중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OE가 금리를 동결할 경우 9월 인하 신호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브라질·칠레·콜롬비아·파키스탄 등도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문제를 논의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경기 부진 속에 22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한 데 이어 25일 단기 정책 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내린 상태다.
ECB의 9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두고 7월 물가와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