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글로브도 최근 TV토론에서 건강과 인지력 문제를 드러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를 촉구했다.

신문은 3일 '왜 바이든이 옆으로 비켜서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유세계의 리더가 되는 고된 일을 완수할 수 있는 그의 능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들이 현재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그가 적대적인 공화당 주도의 의회, 위험한 외세, 심지어 내각 내의 까다로운 인물들과 협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국가적 신뢰가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또 TV토론 이전에 비해 바이든 대통령에 더 부정적인 여론조사 추이를 소개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쥔 무당파 유권자 표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더 얻을 가능성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사설은 민주당에 한 줄기 희망은 있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미시간·펜실베이니아·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잠재적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나라를 위해, 그의 당(민주당)을 위해, 그의 업적을 위해 바이든은 반드시 그것(11월 대선 출마 포기)을 서둘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 포기를 발표하면 내달 19일 시카고에서 시작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앞서 '잠룡'들이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소개한 뒤 "이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며 "민주당은 '트럼프(재집권)에 대한 공포'를 넘어, 자신들의 진영을 강화할 무엇인가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 같은 시나리오의 "진짜 장애물"은 바이든 대통령 본인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 가족도 출마 고수를 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미래가 걸린 상황에서 (바이든의 출마 여부는) 한 가족이 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민주당이 개입하고,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이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힘 빠진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고 맥락에 벗어난 발언을 한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는 토론 다음날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하차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보스턴글로브와 비슷한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