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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아이오닉5ㆍEV9, 30D(현지생산 7,500달러 공제) 대상…“보조금 받아 돌파”

2024-06-26 (수)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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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플랜트 10월 본격 가동

▶ 전미차노조 “4년간 25% 인상”
▶근로자 임금 압박 겹악재에도 북미 인기차종 아이오닉5ㆍEV9 현지생산으로 보조금 지원 가능
▶판매 확대ㆍ마케팅비 절감 기대

현대차그룹이 7조 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신공장인 메타플랜트(HMGMA)가 미 정부의 세액공제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활용이 우수한 기업들 위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지원 기준에는 명쾌한 설명이 없었던 부분이어서 공장 준공을 앞둔 업체들로서도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 지원 대상이 친환경 소재·부품·장비 업체들 위주라 현대차도 크게 기대 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미국 완성차 업체도 리스트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메타플랜트 건설에만 7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그룹 입장에서는 최대 4600억 원의 세액공제 혜택은 자금 운용의 숨통을 틔우는 ‘단비’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 미국 완성차 3사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향후 4년간 25%의 임금 인상에 합의하면서 메타플랜트도 중장기적으로 8000명 이상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 인상 환경에 노출돼 있다. 메타플랜트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인근 서배너 지역에서는 최상위 수준이지만 UAW에 소속된 3사 노조원의 최고 시급 대비 20%가량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준공을 1년 앞당긴 만큼 메타플랜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주축으로 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미 에너지부(DOE)는 3월 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48C 조항에 근거해 최대 30%의 투자세액공제(ITC)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확정하고 개별 기업에 통보했다. 48C는 청정에너지 관련 장비 및 차량의 생산(전기차 공장) 등 설비투자에 대해 최대 30%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DOE가 지원 예산 100억 달러(약 13조 9100억 원) 중 40억 달러를 할당한 이번 명단에서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는 빠졌다. 국내 기업에서는 현대모비스의 북미 법인 부품 공장(5776만 달러·약 803억 원)과 LS전선의 미국 자회사인 LS그린링크(9906만 달러·약 1377억 원) 등 2곳만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메타플랜트 투자로 기대했던 세액공제 인센티브 규모를 4600억 원 정도로 추산했다.

관련 업계는 메타플랜트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원인인 것으로 진단했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일정 비율을 재생에너지로 써야 한다는 조항이 빌미가 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관련 조항은 초기에는 정확하게 기술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친환경 생산시설에 에너지원을 문제 삼는 것은 세액공제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48C 지원 예산이 아직 60억 달러 남아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추가로 포함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포함시키려고 했으면 1차 때 들어갔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겹악재에도 흔들림 없이 10월 가동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미국의 정책 변수는 늘 상존해왔던 만큼 앞으로의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이번에 놓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세액공제 혜택(48C 조항)을 공장 조기 가동에 따른 판매 확대로 IRA의 또 다른 세액공제 혜택(30D 조항)을 적극 활용하면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30D 조항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의 50% 이상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핵심 광물 요건)하고 △북미에서 배터리와 전기차를 조립·생산(배터리 부품 요건)하는 회사의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7500달러의 구매보조금(세액공제)을 준다. 10월부터 메타플랜트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30D 조항의 핵심 광물 요건에서 중국산 흑연이 문제가 됐지만 최근 미 행정부가 최근 2년간 중국산 흑연을 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도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유지했다”면서 “메타플랜트 가동으로 북미 생산 전기차가 늘어날 현대차그룹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분위기는 좋다. 올 들어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기아(000270)의 전기차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승용차 43만 7246대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차량은 4만 8838대로 11.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역대 1~5월 판매 통계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자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순위로 보면 테슬라 다음인 2위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팽창 속도를 현대차·기아가 따라가지 못해 점유율이 6.8%(2만 9622대)로 잠깐 하락했을 뿐 올 들어 다시 두 자릿수로 회복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9처럼 현지 생산을 시작했거나 곧 생산을 앞둔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아이오닉5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4449대가 팔렸다. 지난해 북미 시장의 판매량은 3만 3918대로 국내 판매량(1만 6335대)을 2배 이상 앞질렀다. 현대차그룹이 메타플랜트의 첫 양산 모델로 아이오닉5를 낙점한 이유다. 아이오닉5는 아직 북미 생산이 없어 7500달러의 구매보조금을 회사가 현금성 보상으로 해주고 있다. 하지만 10월부터 메타플랜트에서 생산하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판매를 늘릴 수 있어 현대차그룹에는 그만큼 이득이다.

지난달 북미 생산을 시작한 EV9도 인기를 끌고 있다. EV9의 5월 판매량은 2187대로 전년 대비 39%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기아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 2500억 원을 투자해 EV9의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현지에서 생산·판매되는 EV9은 7500달러의 구매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에서 아이오닉5에 이어 생산할 후속 차종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판매 추이에 따라 두 번째 양산 차종이 EV9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0월 메타플랜트 가동과 함께 두 차종의 현지 생산과 판매를 늘려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액공제 혜택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메타플랜트가 안착하려면 인기 차종을 집중적으로 양산해 판매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검증된 아이오닉5에 이어 최근 북미 시장에서 센세이셔널을 일으키고 있는 EV9이 웨스트포인트 공장과 메타플랜트에서 동시에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 한 해 국내 완성차 수출액이 전년보다 5.4% 증가한 747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수출 판매는 286만 대로 3.4% 늘어나는 반면 내수 판매는 165만 대로 5.9%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생산량은 0.1% 감소한 424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기아의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만 목표치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하반기 들어선 가격 부담을 낮춘 전기차 출시와 미국 현지 생산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 등으로 판매 호조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5월 글로벌 판매량은 299만 5574대로 올 초 제시한 연간 목표량(744만 3000대)의 40.2%를 채웠다. 6월 판매량은 현재 집계 중으로 월 평균치(59만 9115대)를 고려한 올 상반기 판매 실적은 약 360만 대로 목표치의 절반 정도(48.4%)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신차를 앞세워 판매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4분기 중 소형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를 국내에 이어 유럽 시장에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 전기차 라인업에 저렴한 가격의 모델을 추가해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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