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생각이나 행동으로 고통을 겪는 상태를 '강박장애'라고 한다. 강박장애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치료해야 한다.
이지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안장애의 한 종류인 강박장애는 고통스러운 증상이지만 전문가에게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된다”고 했다.
강박장애는 원치 않는 생각이나 충동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강박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3만152명이며, 20~30대가 가장 많았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더 많았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장애는 보통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많이 발병한다”며 “20~30대에서 강박장애가 가장 많은 이유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발병해 치료받지 않고 있다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심해져 20~30대에 병원을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박장애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이나 뇌의 신경전달물질 이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박장애의 주요 유형은 오염에 대한 강박적 사고,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유형, 물건을 정리하는 유형, 특정 행동이나 언어를 반복하는 유형 등이 있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강박장애는 ①오염-청결 강박 사고다. 반복적으로 씻거나 닦고 청소하는 강박 행동이 나타난다. 손이 자꾸 더럽다는 생각에 하루에도 수십 번 씩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다가 아직 더러운 것 같다는 생각에 계속 씻다가 1~2시간 동안 샤워를 하기도 한다. 더럽다는 생각에 문고리를 잡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 물건을 잘 만지지 못하거나, 남들이 내 물건을 더럽힌다는 생각에 누가 내 물건을 만지면 발작하듯이 불안이 증폭되기도 한다.
②지속 확인 유형이 그 다음으로 많다. 무언가를 자꾸 확인하는 유형인데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것 같아 거듭 확인하거나, 가스를 잠그지 않은 것 같아 반복적으로 확인한다. 지속적으로 어떤 실수나 사고를 의심하고 확인해야 하고, 확인했는데도 예방하기 위해 또 확인해야 한다.
③물건 정리 유형도 있다. 본인만의 방식으로 물건들을 배열하거나 정리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꼭 대칭이 맞아야 한다거나, 조금만 어긋났으면 너무 불안하고, 누군가 흐트려 놓으면 못 견디기도 한다.
④특정 행동·언어 반복 유형도 있다. 특정 행동이나 언어를 반복하는 것으로 ‘강박적 의식’이라고도 한다. 특정 숫자를 반복적으로 세거나, 뭔가를 하기 전에 특정 말을 해야 하거나 특정 의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꼭 다리를 반복적으로 17번 움직여야 하고 ‘좋은 아침입니다’를 3번 외치고 일어나고, 아무리 늦잠을 자고 지각할 것 같아도 그 반복 행동을 해야지만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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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