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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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평평하다

2024-06-18 (화) 로리 정 갤럭시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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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하나 해보자. 도시바 노트북이 고장 나면 누가 수리를 할까? 도시바 회사 서비스 센터일까? 아니다. 정답은 유피에스(UPS) 맨이다.

이유는 너무나 간명하다. 고장 난 컴퓨터를 소비자로부터 픽업해서 도시바의 일본 본사나 미국 지사의 수리 담당부서로 보내서 수리한 후, 다시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면 아마 한 달여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배송업체인 UPS가 반송 제품을 픽업해서 UPS 전미 소비자센터인 앨라배마의 헌츠빌로 모았다가 제품 각각의 본사(수리센터)로 보내지는 것에 착안해서, 도시바는 헌츠빌에 있는 UPS 소비자센터 직원에게 노트북 수리하는 기술을 가르친다. 수리 후, 다시 원래 주인인 소비자에게 보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두 배 이상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의 만족도는 올라가고 회사에 대한 신뢰도 커진다. 연쇄적으로 매출도 늘어난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선순환이다.

이 내용은 당시 뉴욕타임스 논설위원이던 토마스 프리드먼이 2005년에 발간한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것은, 책을 읽을 당시에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남미 여행을 즐기는 필자 역시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비행기 타고 워싱턴에 돌아와 점심 미팅을 한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의 4,000미터 높이의 케이블카 안에서도, 남미 안데스 산맥의 산장에서도 여행 중 급한 일들을 처리하곤 한다. 30여년 전 고국에서 들었던 대한민국 일일생활권은 이제 세계 일일생활권이라 함직하다.

세계인을 3~4명만 연결하면 아는 사람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지인의 지인으로 연결되어 3~4 다리만 건너면 본인의 지인과 만나게 된다.

외국인 사위와 며느리를 맞는 가정도 많아지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인종, 국가 불문하고 교차 결혼한다. 2030년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종은 혼혈종일 것이라는 농담 섞인 예상도 이제는 꽤나 설득력 있어 보인다.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그 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가 아니다. 오히려 그 때가 틀렸고 지금이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화두는 ‘변화’다. 이제 내 동네, 내 나라만 보지 말아야 한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며 무대다. 세상의 문명은 동시대에 만나고, 말 그대로 세계는 평평해지니 말이다.

<로리 정 갤럭시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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