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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있으면 집값 하락?···2008년 빼고는 되레 올랐다

2024-06-06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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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변동이 대선 변수로 작용 가능성 커

▶ 직전 4년 집값 오르면 여당 후보 찍을 확률↑

대선 있으면 집값 하락?···2008년 빼고는 되레 올랐다

속설과 달리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대부분 해의 집값이 전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대선 있으면 집값 하락?···2008년 빼고는 되레 올랐다

조사에 의하면 대통령 선거 직전 4년간 집값이 오른 지역 유권자는 여당 후보를 찍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대선 있으면 집값 하락?···2008년 빼고는 되레 올랐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집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속설을 증명하는 연구 자료는 여태껏 한 번도 발표된 적이 없다. 경제학자들은 대통령 선거와 주택 가격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고 이자율, 매물 수급 상황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주택 가격이 변동한다고 설명한다. 온라인 재정정보업체 뱅크레잇닷컴과 부동산 정보 사이트 리얼터닷컴이 대통령 선거와 주택 가격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 역대 대선 해 집값 올라

뱅크레잇닷컴이 주요 주택가격지수인 ‘S&P 코어로지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이하 ‘케이스-실러 지수’)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기존 속설과 달리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2008년 제외) 1987년 이후 총 9번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는데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해의 평균 주택 가격 상승 폭은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던 28개 해의 상승 폭을 웃돌았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6개 해의 케이스-실러 지수 평균 상승률은 4.84%로 비선거 연도의 4.44%보다 조금 높았다. <도표 참고>


매물정보서비스 브라이트 MLS의 리사 스터트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주택 시장 상황은 일반 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주택 시장은 주로 인구 변동과 경제 상황 등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대선-집값 상관관계 낮아

1987년 이후 주택 시장 최악의 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존 매케인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었던 2008년이었다. 그해 케이스-실러 지수 집계 주택 가격은 1년 사이 무려 12%나 폭락했다. 그러나 당시 주택 가격 폭락 원인 대통령 선거와는 무관하고 2004~2007년 부풀었던 거품이 한순간에 붕괴하며 발생했다. 서브프라임발 금융 위기가 미국 주택 시장에서 터진 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진 해였다.

직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2004년은 주택 시장이 호황을 이룬 해다. 당시 주택 가격 상승 폭은 연간 13.4%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주택 시장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이 해 대선에서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민주당 존 케리와 후보와 각축전을 벌인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주택 가격은 가장 최근인 2021년에도 기록적인 상승을 기록했다. 당시 팬데믹발 수요와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 이자율로 인해 주택 가격은 1년 사이 무려 18.9%나 폭등했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첫해로 주택 가격 상승은 그의 부동산 정책이 아닌 수급 불균형에 의한 것이다.

◇ 부동산 공약 표심에 미치는 영향 미미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마다 각 후보가 부동산 관련 공약을 쏟아낸다. 하지만 대통령의 정책이나 후보의 공약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주택 시장은 정치적 요인보다는 주택 신축과 공급 상황, 기존 주택 매물 수급 상황, 실업률, 모기지 이자율 등의 경제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통령이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통제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예를 들어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생애첫주택구입자 세제 혜택을 부동산 관련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 집값 변동, 대선 변수 요인

대통령 선거가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속설과 반대로 집값이 대통령 선거 결과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앨라배마 주립대 연구팀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치러진 6번의 대통령 선거 결과와 집값 변동을 분석한 결과 집값 변동이 유권자의 표심을 크게 흔든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이 카운티 단위로 진행한 연구에서 선거 직전 4년간 집값이 많이 오른 카운티 유권자는 기존 지지 후보에서 당시 집권 정당 후보로 표심을 바꾼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집값 상승 폭이 낮거나 하락한 카운티 유권자는 야당 후보로 지지 후보를 바꾸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대선에 가까운 해일수록 이 같은 경향이 더 뚜렷하고 특히 정당 선호도가 자주 바뀌는 이른바 경합 주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앨런 타이드웰 교수는 “주택 소유주는 집값이 오르면 부유하게 느낀다”라며 “축적된 부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경합 주 유권자 집값 변동에 민감

연구팀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경합 주의 유권자 표심이 집값 변동에 의해 가장 크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이 꼽은 경합 주로는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등으로 이들 주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는 집값 등 경제 현안이다.

연구팀의 조사에서 2000년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지지 정당이 바뀌지 않은 카운티는 약 77%였다. 나머지 23%에 해당하는 약 641개 카운티는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지지 정당이 바뀌었는데 4번 넘게 지지 정당이 바뀐 카운티도 있었다. 지지 정당이 바뀐 카운티는 경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많은 경합 카운티가 많았다.

이들 경합 카운티에서는 대통령 선거 직전 4년간 집값이 연간 1%씩 오를 경우 선거에서 여당에 투표할 확률이 0.36%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이들 카운티 유권자는 기존 지지 정당에서 여당으로 지지 정당을 바꿀 확률도 약 0.19%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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