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임금상승 본격 둔화
▶저축률도 16개월래 최저
▶ 경제 마침내 하락 신호
▶“물가 잡다 경제 추락”
미국 경제를 지탱했던 소비 지출이 연준의 고금리, 고용시장 악화, 인플레이션 등이 겹치면서 급격히 식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로이터]
미국 경제를 지탱해왔던 소비자 지출의 주요 동력들이 한꺼번에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월가와 많은 경제학자들과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인플레이션 잡기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고금리 기조를 너무 유지했고 이는 예상보다 심각하고 급격한 경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지난 1년간 소폭 상승하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쌓아뒀던 현금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저축률도 1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고용 시장도 냉각되면서 4월 임금 상승률도 5개월 만에 가장 작은 상승 폭인 0.2% 오르는 데 그치면서 미국민들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신용카드와 대출 등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연방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4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2% 증가해 3월(0.7%)과 비교해 증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최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도 하향 조정되는 등 경제가 지난해의 깜짝 성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Y)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1일 메모에서 “노동시장 모멘텀 둔화는 계속해서 소득 성장을 제한하고 저축 감소와 부채 부담 증가 속에 소비를 자제하게 만들 것”이라며 “가격 민감도를 감안할 때 가계지출 모멘텀은 갈수록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소비 강세로 인해 연준의 긴축통화정책이 예상했던 것만큼 경제를 억누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쟁이 벌어지면서 당황했던 연준 인사들에게 안도감을 가져다줬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마침내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준이 빈대(인플레이션)를 잡으려다 초가산간(경제)을 태우는 우를 범하고 있으며 경기 침체(recession)는 계층에 상관없이 모든 미국민들에게 고금리와는 비교될 수 없는 심각한 고통이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최근 기업 실적을 보면 소비자들이 재량소비재보다 생필품 위주로 소비하고 있으며, 고소득층마저 할인 상품을 찾으면서 월마트나 저가 할인점인 달러 제너럴의 매출이 증가했다.
이처럼 4월 소비지출 감소가 인플레이션 하락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동시에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과 시장은 오는 7일 연방 노동부가 발표하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과 실업률 등 새 일자리 보고서가 향후 노동시장의 방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돼 주목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홀렌호스트와 베로니카 클라크는 31일 PCE 보고서 발표 후 “연준이 소비지출이 냉각되는 것으로 나타난 보고서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든 상황을 입증한다”며 “우리의 견해는 미국 경제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는 7일 연방 노동부 발표에서 노동시장이 본격적으로 식어가는 트렌드를 보여줄 경우 기준금리 인하를 조속히 실현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는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나 첫 기준금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오는 6월 FOMC 또는 늦어도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단행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리 인하 횟수도 2~3회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앞으로 6월, 7월 9월, 11월, 12월 FOMC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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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