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경험 적어도 투자 쉬운 ‘부동산 투자 신탁’(REIT)

2024-04-25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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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추얼 펀드처럼 주식 시장서 쉽게 매매

▶ 직접투자보다 위험은 낮고 유동성은 높아

부동산 경험 적어도 투자 쉬운 ‘부동산 투자 신탁’(REIT)

부동산 투자 신탁은 건물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에 비해 위험이 낮고 유동성이 뛰어나다. [로이터]

부동산 경험 적어도 투자 쉬운 ‘부동산 투자 신탁’(REIT)

부동산 투자 신탁은 뮤추얼 펀드와 마찬가지로 증권 시장에 상장되기 때문에 매매를 통한 현금화가 매우 쉽고 수익률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로이터]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는 구매한 건물을 통해 임대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중에 건물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시세 차익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통적인 방식의 부동산 투자는 경험이 없는 경우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 부동산 구매에서부터 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경험이 없어도 쉽게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 신탁’(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이 있다. 건물 구매 방식의 투자보다 훨씬 적은 투자금으로 투자를 시작할 수 있고 유동성도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부동산 투자 신탁의 정의와 과거 투자 수익률, 잘못 알려진 점들을 알아본다.

◇ 부동산 뮤추얼 펀드

부동산 투자 신탁은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뮤추얼 펀드가 주식, 채권 등 금융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지만 부동산 투자 신탁은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구성된 부동산 투자 신탁 증권을 주식 시장에서 구입하면 되고 주식처럼 얼마든지 사고팔 수 있다. 주식 투자처럼 증권 회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한 뒤 부동산 투자 신탁 증권을 매매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 경험이 전혀 없는 투자자도 투자에 대한 부담 없이 부동산에 간단히 투자할 수 있다.

◇ 건물 직접 투자보다 위험↓

부동산 투자 신탁은 부동산 직접 투자에 따르는 위험과 복잡성이 낮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부동산 직접 투자는 투자자가 시세부터 건물 상태, 임대료 시세 등 모든 것을 직접 조사하고 이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반면 부동산 투자 신탁은 부동산 전문인들이 투자를 담당하고 발생한 이익을 배당금 형태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임대 수익 외에도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수익이 기대되는 것도 부동산 투자 신탁의 또 다른 장점이다. 부동산 구입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자금이 필요 없고 최소 자금으로도 얼마든지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다. 매입한 지분은 주식 시장 등을 통해 처분해 매매 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 뛰어난 유동성

부동산은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다. 주식이나 채권처럼 빠른 매매를 통해 현금화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 신탁도 유동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오해와 달리 부동산 투자 신탁은 뮤추얼 펀드와 마찬가지로 증권 시장에 상장되기 때문에 매매를 통한 현금화가 매우 쉽고 수익률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투자 정보 업체 더 머니 매뉴얼의 토드 스턴 CEO는 “대부분 부동산 투자 신탁은 주식처럼 증권 시장에 쉽게 사고팔 수 있다”라며 “하지만 상장되지 않는 부동산 투자 신탁도 있는데 이들은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권장되지 않는 투자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부동산 투자 신탁이 주식처럼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실물 투자 방식에 비해서는 유동성이 매우 뛰어나다”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 분산 투자로 위험 회피

부동산 투자 신탁 투자가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란 생각도 사실과 다르다.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부동산 투자 신탁이 있는가 하면 여러 분야에 고르게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부동산 투자 신탁도 많다. 투자자 역시 관심이 있거나 전문 지식이 있는 분야의 부동산 투자 신탁에 투자해도 좋고 위험 분산을 목적으로 여러 분야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동산 투자 신탁은 주로 특정 분야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창고 건물, 상가 건물, 사무실 건물 등 일반적인 상업용 부동산 외에도 호텔, 발전소 건물, 셀프 스토리지, 시니어 주택 단지, 농장 등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부동산 투자 신탁도 있다.

2008년 이후 대규모 주택 압류 사태로 셀프 스토리지 수요가 폭등하면서 셀프 스토리지 전문 부동산 투자 신탁이 한동안 매우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수요가 치솟는 창고, 공장 등 산업용 건물 부동산 투자 신탁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재택근무 증가로 공실률이 치솟은 사무실 건물 부동산 투자 신탁의 경우 저조한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주식 시장 연관성 낮아

부동산 투자 신탁이 증권 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매매되기 때문에 주식 시장 변동과 연관이 높은 것이란 생각도 많다. 특정 주식의 주가가 전반적인 주가지수에 영향을 받아 변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동산 투자 신탁과 주가지수와의 연관 관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투자관리업체 이봇슨 어소시어츠가 1972년부터 2017년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 신탁과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S&P 500과의 상관 지수는 0.54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 ‘부동산 투자 그룹’(REIGs)

부동산 투자 신탁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의 투자 방식이 있다. ‘REIG’(Real Estate Investment Group)은 실제로 부동산 거래와 임대업을 시행하는 기업이다. REIG에 주주 또는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식으로도 부동산 투자에 나설 수 있다. REIG가 투자하는 분야는 단독 주택에서부터 아파트, 상업용 부동산 등 다양하다. 부동산 투자 경험과 지식을 살려 관심 분야에 투자하는 REIG을 골라 투자 대상으로 삼으면 된다.

REIG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주주나 파트너 수에는 제한이 없고 REIG가 관리하는 부동산 투자 규모도 매우 다양하다. REIG은 일반적으로 고자산가들에게 적합한 투자 방식이지만 초기 투자금이 5,000달러~5만 달러인 소규모 REIG도 있다. REIG의 가장 큰 단점은 현금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 투자금 규모는 큰 반면 여러 명의 투자자 또는 파트너가 관리하기 때문에 부동산 처분을 통한 현금화가 어렵다. 또 투자 실적이나 관리 방식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REIG을 찾기 힘든 것도 단점 중 하나다. 일부 REIG는 높은 수수료 금액을 부과해 수익이 낮고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인은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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