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노후를 보내려면

2024-04-13 (토) 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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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지들을 만날 때 나에게 ‘행복하세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 “글쎄요. 별로.”라고 겸연쩍게 대답하며 되묻는다. “선생님은요?” “나도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먹고 사는 경제적 문제와 직장이나 사업체에서 성공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살다보니 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여서 행복이란 단어를 입에 담기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모든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어한다. 행복과 불행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종이 한 장의 차이임을 발견한다. 불행한 사고를 가진 사람과 행복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의 차이를 살펴본다.

조선 중기 실학파의 거두인 정약용은 “나이가 들수록 친구는 필요 없다. 젊은 시절에는 친구가 내 인생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친구와 사이가 멀어져간다. 어릴 때 친했던 죽마고우도 나이가 들어서 만나면 불편해지고 어색해진다. 그러다보면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시간이 지나서 주변의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이것은 자연의 순리다. 이것은 친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혼자 조용히 인생을 관조하며 사는 편이 더 낫다. 친구를 만나면 자식이나 돈, 뒷담화 등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친구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친구가 드물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된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친구를 만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친구, 이런 친구는 내 삶의 질을 높여준다. 참된 친구 한두 명으로 족하다.”


정약용의 행복론에 대한 철학은 맞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너무 근시안적이며 조금은 편협한 인생관이라고 느껴진다. 심성이 맑고 좋은 사람들과 벗하고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행복일진데.

친구와 함께 동행하며 서로 사랑하며 즐겁게 행복을 일구고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이 있다. 20대에 SBS 공채 개그맨 5명을 멤버로 구성해서 ‘틴틴 파이브’라는 노래하고 춤추며 웃음을 전하는 기획으로 공전의 인기몰이를 했던 팀 리더인 김경식씨와 팀원 이동우씨의 우정을 소개한다. 김경식씨는 틴틴의 인기를 등에 업고 SM의 이수만 회장과 장기공연 지원 계약을 하고 향후 15년 간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들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동료인 이동우가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실명하게 되었다. 동우와 각별한 우정을 나눈 절친이었던 경식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고 동우를 안으며 대성통곡했다. 그리고 동우에게 평생 돌보고 동행할 것을 약속했다.

경식의 약속은 말로서만이 아니고 다음 날 아침부터 시작되었다. 명상 음악을 핸드폰으로 동우에게 보내 아침의 시작을 알린다. 동우는 이에 화답하며 사랑이 가득 담긴 글을 보낸다.

경식은 TBN이란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20여년간 국내외 영화를 소개해왔다. 2만2,000편을 소개한 한국의 영화 전문가다. 전문적인 방송 경험을 살려서 동우를 위한 ‘우동살이’라는 너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우동살이란 우리가 동화처럼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50대 후반의 절친 둘이서 책을 읽어주고 독후감을 나누며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향유할 수 있을까. 하버드 의대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베켄지 박사는 노후의 행복에 대해서 이렇게 조언한다. “지난 10년간 환자를 돌보며 행복에 대한 설문을 조사한 결과, 자신이 지금 행복하다는 사람이 응답자의 20% 미만이다. 80%가 행복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행복하려면, 기뻐하며 웃어라. 어린 아이들은 하루에 2~300번을 웃는다. 어른들은 2~5번 정도 웃는다. 천진한 어린 아이들의 웃음을 배우고 늘 웃어라.”

행복은 멀리 있지 아니하고 내 옆에 있다. 어린이들의 천사 같은 웃음을 배우며 서로 사랑하고 웃으며 살자. 웃으면 행복이 온다.

<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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