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문과 인터넷

2024-04-12 (금) 이근혁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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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인터넷, 두 가지 다 정보를 제공하는 기구다. 신문은 정보제공 최고의 매체였지만 인터넷 등장이 신문 구독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정보를 얻는 것은 같지만 신문은 전문가 손에 만들어진 것만 우리에게 전달이 된다. 인터넷은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는 빠르게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잘못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문은 중간의 판단을 거쳐 비교적 정확한 정보라고 믿을 수 있는 걸러진 소식이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이다.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나의 판단은 항상 정확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생명처럼 여기며 생활하는 젊은 사람에게 신문 읽기를 강권할 수는 없다. 한눈으로 읽고 판단하던 게 버릇이 된 사람에게는 최고의 소식통이며 필요할 때만 찾아서 보는 인터넷보다 생각지 않은 넓은 소식을 얻을 수 있다. 나이가 먹어서 버릇과 전통을 중히 여기는 마음인지 신문은 듬직하며 진중하게 보인다. 지식은 책으로 얻고, 하루의 생활은 신문으로 여는 노인의 일상은 건강히 보인다.


빠르고 신속한 인터넷의 정보는 젊은이들은 빠르게 판단하며 처리가 가능하지만 잘못된 정보의 홍수에 둔해진 머리와 느려진 판단은 내 머리를 쓰레기로 채울 수 있다.

인터넷만 의존해 사는 노인을 젊은이들은 무시한다. 잘못된 정보를 맹종하기 때문이다. 신문에서 나오는 정확한 정보를 보며 인터넷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찾는 정도가 필요하다. 일상의 모든 것을 보고 변화를 체크하며 하루를 보낸다.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행복은 인터넷과는 안 어울린다.

젊었을 때도 신문을 안 보던 사람 많다. 읽는 걸 싫어해서 뉴스를 라디오나 TV 시청으로 편히 때우는 사람은 지금도 같다. 신문을 안보면서 책을 읽을 리 없다. 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으로부터 신문에서 사설은 꼭 읽어야 한다는 교육도 받았다. ‘신문쪼가리’도 안 읽는 사람을 비하하면서 신문은 세상의 지식을 보기에 꼭 읽어야 하는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을 읽으려고 기다리던 추억도 있었다. 지금의 인쇄술은 과거와 달라서 신문에서 나는 인쇄용지 냄새도 추억이 되었다. 세월이 바뀌어 전자매체의 발달로 신문을 읽는 사람이 적어지면서 신문의 위력이 떨어져가는 게 안타깝다.

그 시절 기자들의 투철한 사명감은 전설처럼 기억된다. 서슬이 시퍼런 권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총칼보다 강한 붓의 위력이었다. 모든 산지식도 그들의 머리에서 나왔다. 지금같이 남발하는 유튜브 뉴스를 진짜인지 가려야할 이유도 없이 신뢰할 수 있는 신문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도 하고 저녁에 발행하는 신문을 보면서 하루를 마감하던 시절이 그립다.

세상이 발전하며 컴퓨터가 인간을 넘어가는 시대가 되어가지만 재래시장이 수퍼마켓이 생기며 서서히 저물어가는 것 같아도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그리워한다.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 글을 쓰고 판단하는 전문가가 있고 시장에는 따뜻하게 국밥을 만들어 파는 정감 있는 할머니가 있듯이 많은 사람이 재래시장을 그리워하고 다시 활성화돼가고 있다.

감사한 나의 일상의 귀중한 시간에 신문은 여전히 하루 시작의 행복감을 주는 작품이다.

<이근혁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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