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파 방송3사 공동조사
▶ 여러 지역구서 뒤집어져
한국시간 10일 오후 6시(LA시간 10일 새벽 2시) 4·10 총선 투표가 종료되자마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는 ‘범야권 200석 이상 압승’ 예측이 주를 이뤘다. 야권이 탄핵은 물론 개헌 마지노선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결과 예측에 민주당은 환호하고 국민의힘은 탄식했다.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확보해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KBS의 분석 결과, 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연합이 178~196석, 국민의힘과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87~10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의 비례의석 12~14석까지 합치면 범야권이 200석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이같은 출구조사와는 거리가 있었다. 전국의 주요 접전지역에서 이같은 출구조사 예측이 뒤집어지는 당락 결과가 상당수 쏟아져 나왔다.
사실 출구조사는 이전 선거들에서도 구멍이 많았다. 특히 총선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총선을 ‘출구조사의 무덤'이라고 부를 정도로, 정확도에 있어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와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선 지상파 방송3사가 경합 지역구 80여 곳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벌였다가 21개 지역구에서 예측이 틀려 다음 날 사과방송을 했다. 2012년 19대 총선은 더 처참했다.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이 비슷한 의석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민주통합당 127석, 새누리당 152석의 결과가 나왔다.
이렇듯 ‘헛방'을 쏘는 원인은 조사 방식에 있다. 출구조사는 통상적으로 투표소 출구로 나오는 5번째 투표자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추출법에 의존한다. 문제는 254개에 달하는 각 지역구 유권자 구성을 대표하는 표본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모수가 클수록 정확도는 높아지기 마련인데 소선거구제 특성상 표본 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 당장 오차범위 5%포인트 차이로 결과가 갈릴 경합 선거구만 전국 50여 곳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마포갑 ▲서울 동작을 ▲서울 용산구 ▲서울 도봉구 ▲경기 성남 분당갑 ▲경기 화성을 등의 지역에서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개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각각 이지은·류삼영·강태웅·안귀령·이광재·공영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각각 조정훈·나경원·권영세·김재섭·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승기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