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서 골머리’ 한인타운, 제거 요청 45%(전년 동기 대비) 증가

2024-04-11 (목)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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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분기 2,855건 접수

▶ “조명 설치하면 억제효과”

‘낙서 골머리’ 한인타운,  제거 요청 45%(전년 동기 대비) 증가

10일 불법 낙서로 범벅이 된 LA한인타운 웨스턴가의 한 건물 외벽이 흉물스럽게 보인다. [박상혁 기자]

LA한인타운의 불법 낙서(Graffiti)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LA시 민원 서비스인 MyLA311 신고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낙서 제거 요청이 크게 증가했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지역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1분기 동안 2,855건의 낙서 제거 요청이 접수됐다.


건물주나 건물 관리자, 사업주, 일반 거주자 등이 자신들의 허락 없이 무분별하게 그려진 그림이나 글자의 제거를 요청했다. 이는 작년 1분기의 1,969건과 비교해 45% 증가한 수치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지역의 낙서 제거 요청 건수는 지난 1분기 기준 LA시 100여개 주민의회 지역 중에서 4번째로 많았다.

낙서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보일하이츠 지역으로 6,128건을 기록했으며, LA다운타운4,847건, 에코팍 2,891건 등의 순이었다.

한인타운 낙서 제거를 담당하는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측은 지난 펜데믹 당시에는 낙서범들의 낙서 행위가 줄어들었지만 엔데믹으로 바뀐 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낙서 문제는 특히 웨스턴 애비뉴 선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MyLA311 자료에서 올 1분기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지역 낙서 제거 요청을 도로별로 분류하면, 웨스턴 애비뉴 394건, 윌셔 블러버드 206건, 3가 202건, 버몬트 애비뉴 130건, 베벌리 블러버드 122건 등의 순이었다.

웨스턴 애비뉴 선상에 위치한 LA한인회관 역시 지속적인 낙서 피해를 입고 있다. 한인타운 낙서는 상업용 건물, 공공기관 건물, 주거용 건물 모두가 대상이 되고 있다.

건물 외벽 뿐 아니라 구조물에도 이뤄진다. 혐오스러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거나 공공장소에 매우 부적절한 낙서들이 많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KYCC 측은 “욕설, 섹스, 갱단, 범죄, 인종 증오, 나치 문양, 전쟁 등과 관련된 문구나 그림들은 우선 제거 대상으로 가능한 빨리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서 제거에는 기본적으로 1~2 시간이 소요되는데 제거하면 그때 뿐 다음날 또 다시 더럽혀지는 경우도 많다. 불법 낙서는 기물파손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검거가 어려워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도 드문 편이다.

KYCC 측은 “건물에 그려진 불법 낙서를 발견하면 MyLA311에 가급적 빨리 신고하고 어두운 장소에 조명을 설치하면 낙서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주변이 더러울수록 낙서 행위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불법 낙서 신고 및 제거 요청은 웹사이트(lacity.gov/myla311)나 모바일 앱(MyLA311)을 통해 가능하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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