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티 선교 갔다 갱단 폭동에 발 묶여…한인 목사 ‘구사일생’ 극적 탈출

2024-04-10 (수)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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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선월드 이영숙 선교회장

▶ 한 달 만에 국방부 헬기로

“갱단이 장악한 아이티에서 목숨 걸고 탈출했어요.”

아이티로 선교를 갔던 한인 여목사가 갱단 폭동으로 현지에 발이 묶여 갇히다시피 지내다가 한 달 만에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다.

세선 월드 시니어선교회장인 이영숙 목사는 지난 2월 26-29일 3박4일간 일정으로 아이티 사랑의 교회(김용옥 선교사)의 말씀 훈련 세미나를 위해 아이티 선교를 떠났다.


선교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기로 예정됐 지난달 29일 오전 현지 갱단이 도로를 장악하고 총격을 마구 퍼붓기 시작해 목숨을 걸고 가까스로 공항에 도착했으나 항공편이 취소됐다. 결국 공항도 전면 폐쇄됐다.

이 목사는 “지난 3월4일 항공편으로 연기됐으나 또다시 취소되고 5, 6, 7일까지도 계속 취소됐다”며 “어쩔 수 없이 갱단 폭동 등으로 무법상태에 빠진 아이티에 한 달여 가량 꼼짝도 못하고 지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한 달 가까이 지난 지난달 22일 미 국방부에서 보내준 헬기를 타고 극적으로 탈출, 다음날 메릴랜드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최근엔 반정부 시위 격화와 갱단의 유혈 폭동 등의 폭력사태는 아리엘 앙리 총리가 유엔 후원의 다국적군 파견을 요청하려고 케냐를 방문한 지난 2월 말부터 더욱 악화돼 불안정한 치안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이영숙 목사는 지난달 28일 엘리콧시티 소재 베다니한인연합감리교회(박대성 목사)에서 열린 아이티 선교 보고에서 “인구의 60%가 24세 이하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 2019년 두 번, 코로나 이후 매년 한 번씩 총 여섯 번 방문해 말씀 훈련으로 현지 목회자들을 가르쳤다”며 “갱단 폭동으로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아이티의 치안회복과 공의를 행하는 영적 리더가 세워지고 교회들이 깨어서 기도하는 영적 각성 운동이 일기를 전심으로 기도했다”고 말했다.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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