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자연은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무서운 대상

2024-04-08 (월) 리처드 김 헐리웃 액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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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김의 미국 사는 이야기

요즘은 미국으로 이민을 오는 한인들은 어느 정도 경제적 부를 쌓은 분들이 이민을 많이 오는데 그런 분들은 이민 초기에 미국 여행을 많이 다닌다. 어떤 분들은 미국에 이민을 오자마자 곧바로 생활 전선에 뛰어 드느라 미국 여행을 하지 못한 분들도 있지만 어느 정도 미국 생활에 적응이 되면 대부분 한인들은 여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여행을 하지 못한 분들도 있는데 미국 이민을 온 지 40년이 넘었어도 엘에이 근교 애너하임 시의 디즈니랜드도 못 가 분들도 있고 그랜드 캐니언 브라이스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 세쿼이아 국립공원도 못 가 본 한인들도 있다.

미국 국민 중에 50 개 주를 다 밟아 본 사람이 몇 %나 될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1%도 되지 않을 것 같다. 그 1%도 자동차 여행이 아닌 비행기로 미국 땅을 밟은 사람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이민자로서 이런 웅장한 미국을 아무리 여행을 많이 다녀도 제대로 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에 오래 살아도 자기가 살고 있는 주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미국 자동차 여행을 하다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미국의 땅은 대부분 사람들이 살지 않는 드넓은 자연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데 그 지형마다 독특한 특색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경외감까지 든다.

미국 자연 여행을 하다 보면 하루 종일 운전을 해도 그 흔한 맥도날드 햄버거 체인점도 없고 200마일 이상을 운전을 해도 주유소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미국 여행에서 가장 어리석은 행동은 객기다. 자연을 우습게 보며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만큼 자연을 모르고 하는 행동이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8,000미터가 넘는 고산을 등정할 때는 신의 영역으로 생명을 담보해야 한다. 그만큼 자연 앞에 인간은 연약한 존재다. 인간이 어리석은 것은 자신이 목적한 자연을 정복 하고 나면 더 높은 단계로 도전을 하는데 생사의 갈림길에서 여러 번 죽음의 고비를 넘긴 사람들은 자연 앞에서 겸손하다.

나는 장거리 자동차 여행 중에 GPS의 오작동으로 산속 길에서 고생을 했었는데 그런 자연이 무섭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여행 중에는 무모한 도전은 피한다.

사람이 어떤 것에 관심이 깊어지면 대부분 하드코어로 바뀐다. 또한 자연 여행도 관심이 깊어지면 다른 사람들이 도전하지 않는 것에 새로운 도전 근성이 생긴다.


미국은 작은 또 다른 지구다. 전세계의 모든 것들이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크고 비옥한 나라다. 미국의 자연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들이 아직도 많은데 이런 여행지를 특별한 정보 없이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생명까지도 담보를 해야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아무리 여행을 많이 한다고 해도 냄새 정도만 맡다가 끝나는 것이 미국 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도 중독이다. 미국의 자연은 즐기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좋다. 자연 여행에 중독이 되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인간이 자연을 너무 알아가는 것을 허락치 않는다. 자연도 적당히 알아야지 너무 깊게 알려고 하면 위험하다. 여행 중에 자연이 주는 경고가 감지될 때는 무조건 멈추어야 한다.

짧은 일생 동안 이민자로서 얼마나 미국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아름답고 웅장한 미국의 자연 여행을 통해 미국을 알아가는 즐거움은 그 어떤 즐거움보다 크다.

바쁜 이민 생활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 보자. 이 웅장한 미국의 자연을 가슴에 품어보면 우리 인간이 얼마나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리처드 김 헐리웃 액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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