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프장 티타임 독점 뿌리뽑는다

2024-04-08 (월)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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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시 ‘예약 디파짓’ 도입

▶ 1인당 10달러 카드로 내야
▶12개 코스 ‘노쇼’ 벌금도

일부 한인 브로커들이 사실상 독점해 온 LA 시영 골프장 티타임 논란을 뿌리 뽑기 위해 LA시 당국이 예약시 환불 불가능한 디파짓을 요구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이 임명한 5명의 LA 레크레이션 및 공원 커미셔너들은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시영 골프장 예약시 1인당 10달러의 디파짓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시범 프로그램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새로운 예약 시스템이 적용되는 시영 골프장은 18홀을 갖춘 랜초팍, 윌슨, 하딩, 엔시노, 발보아, 핸슨댐, 우들리 레익스와 9홀 코스인 하버팍, 루즈벨트, 펜마, 랜초팍, 로스펠리츠 등 12곳이다.


이에 따라 한인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은 윌슨과 하딩, 랜초팍 등 시영 골프장을 예약하기 위해서는 크레딧 카드로 1명당 10달러의 디파짓을 부담해야 한다. 시영 골프장을 예약한 골퍼들은 체크인 시 주중 18홀 그린피인 35달러에서 10달러를 뺀 25달러를 내면 된다.

반면 예약을 취소할 경우 10달러의 디파짓을 돌려받지 못하며, 예약 후 골프장에 나타나지 않을 경우 10달러의 ‘노쇼’ 벌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만일 4명의 티타임을 예약하고 이를 취소하면 40달러의 디파짓을 손해보고, 예약 취소 없이 정해진 티타임에 골프장에 나오지 않으면 총 80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유사한 예약 시스템을 사용하는 다른 도시를 살펴보면 뉴욕시는 5달러, 샌프란시스코시 15달러, 패사디나시가 4.9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그린피와는 별도다.

LA시영 골프장 관리부서의 책임자인 릭 레인슈미트는 “시범 프로그램 시행으로 시영 골프장 예약 후 취소를 하고 수수료를 낸 의뢰인들의 이름으로 재예약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브로커들의 수익을 줄일 수 있어, 브로커들의 티타임 독점 관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3월 LA타임스가 LA 출신 티칭 프로이자 2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데이브 핑크의 티타임 암시장 폭로 동영상을 근거로 한인 브로커들의 티타임 독점사례와 일반 골퍼들의 분노감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100명이 넘는 아시아계 골퍼들로 구성된 ‘소캘 드림 골프클럽’을 이끄는 한인 조셉 이씨도 입소문의 증거가 된 스크린샷을 핑크와 공유하며 가세했다.

또 조셉 이씨를 비롯한 한인 골퍼 5명은 LA시가 시영 골프장 티타임이 암시장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음에도 이를 통제하는데 실패했다며 지난달 21일 LA카운티 수피리어법원에 LA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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