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되는 지하철 LA도 차없이 다닐 수 있다
2024-04-05 (금)
LA 지하철 D라인(퍼플라인)을 한인타운에서 웨스트 LA까지 연장하는 프로젝트의 1단계 공사 완료가 마침내 가시권에 들어왔다. LA 카운티의 대중교통을 총괄하는 메트로폴리탄 교통국(이하 메트로)이 연장 9마일 구간의 터널 굴착을 모두 완료했다며 지난 2일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지하철 연장 노선 내부를 공개한 것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철 등 첨단 대중교통망이 척척 깔리는 한국에 비하면 미국의 공공사업 진행 속도는 거북이 걸음인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번 D라인 연장공사의 진척 상황은 LA의 대중교통망 확충의 새로운 이정표여서 반갑다. 내년이면 지하철로 다운타운에서 한인타운 미드윌셔를 관통해 라시에네가까지 갈수 있고, 2~3년 후 3단계까지 완료되면 교통 혼잡이 극심한 타운에서 UCLA가 있는 웨스트우드까지 30분 거리로 좁혀지게 된다.
LA의 대중교통의 변화는 더디지만 이미 분명하게 시작됐다. 다운타운에서 USC를 거쳐 샌타모니카까지 이어지는 경전철 노선이 이미 인기리에 운행 중이고, 현재 건설 중인 경전철 K라인을 LA 국제공항과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사실 LA의 대중교통망 정비와 확충은 ‘발등의 불’이다. 당장 2년 뒤인 2026년 월드컵 경기가 LA에서 열리고, 2028년이면 전 세계에서 방문객들이 몰려드는 하계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메트로 측은 ‘장기교통플랜’을 통해 궁극적으로 LA와 인근 지역들을 그물처럼 연결하는 총 99마일의 전철망을 깐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완성되면 LA도 차에 의존하지 않고 뉴욕이나 서울처럼 전철만으로 공항에 갈 수 있는 도시가 된다는 기대가 크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이같은 대중교통망 완비 노력이 치안 강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은 현재 지하철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고, LA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안전 문제가 대두된 지 오래다. LA를 ‘대중교통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각 정부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교통망 확충과 안전성 확보를 보장하는 종합예술을 이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