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외선거 투표열기 희망이 보인다

202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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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한국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주미대사관이 있는 워싱턴DC를 비롯해 LA,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등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오는 4월1일까지, 일부 지역 투표소에서는 29~31일 사흘간 재외선거가 진행된다.

한국 재외선거는 미국 선거와는 달리 사전등록을 해야 해 유권자 등록기간에 이를 마치지 않은 사람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도 투표할 수 없다. 이번 재외선거 첫 날인 27일 LA 총영사관 투표소에는 이를 모르고 투표하러 온 한인들이 아쉬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투표장에 유권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LA의 첫날 투표율이 지난 총선때 보다 3배 높아지는 등 이번 재외선거에 대한 관심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큰 편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재외투표 첫 날 새벽부터 LA 총영사관 투표소 앞에 나와 줄을 섰다가 첫 한 표를 행사한 1호 투표자 조홍식(74)씨는 지금까지 치러진 7차례의 재외선거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투표를 했다고 한다. 또 샌디에고의 대학생 이재윤씨는 어머니와 함께 왕복 5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샌디에고에도 원거리 투표소가 열리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LA까지 원정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이밖에도 4세 때 이민 온 20대 초반 한인에서부터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잠시 LA를 방문한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젊은 유권자들의 발길이 늘어난 것도 이번 선거의 희망적인 모습들이다.

22대 총선의 재외선거는 유권자 등록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투표 불편이라는 제도적 문제도 달라진 점이 없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의 투표 현장에서 유권자들이 보인 열기를 볼 때 제도 개선만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재외선거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실현시키는 지름길은 등록 유권자들이 모두 빠짐없이 한 표를 행사해 재외국민의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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