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태권 폐지 후 오히려 낙태 증가

2024-03-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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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2만6,690건 10여년 만에 최다 “낙태 불허 인접 주에서 일제히 급증”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폐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연간 낙태 건수가 오히려 늘어나 10여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낙태권 옹호단체인 구트마허 연구소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02만6,690건의 낙태가 이뤄졌다고 추산했다.
이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기 전인 2020년과 비교해 10% 가량 늘어난 수치로, 미국 가임기 여성 1,000명 중 15.7명꼴로 낙태가 이뤄졌다는 의미가 된다.

미국의 연간 낙태 건수가 100만 건을 넘어선 건 2012년 이후 첫 사례이며,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결정 이후 낙태를 금지한 보수 성향 14개 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만 따져본다면 25% 이상 낙태 건수가 늘어난 셈이 된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이런 결과에는 낙태가 금지된 지역에 거주하지만 아기를 낳을 형편이 안되는 여성들이 낙태가 허용되는 인근 다른 주로 이동해 낙태 시술을 받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한 해 낙태 건수가 특히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낙태 시술을 엄격히 금지하는 위스콘신, 인디애나, 켄터키, 미주리, 텍사스 등과 맞닿은 주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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