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킷 리스트

2024-02-26 (월) 김희자 메디케어 에이전트
작게 크게

▶ 실버시티보험 시니어칼럼

만일 인생을 되 돌릴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언제로 돌아가고싶은가? 대학생 시절? 그때로 돌아가면, 더 잘 살수 있을까? 연애 시절? 신혼? 아이를 키우던 시절?... 언제나 즐거움과 고통은 늘 함께한다. 다시 돌아 간다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난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아니, 난 지금이 좋다고, 이대로 가 좋다고. 젊어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다시 할 수 는 없을 것 같다. 미국에서 우리처럼 다른 가족이 없이 아이들을 키우기는 정밀 힘들었다. 아이가 아프기 라도 하면, 학교가 쉬기 라도하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동동 거렸다. 에프터 스쿨은 정기적으로 필요하니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머전시는 난감했다.

누군가는 아이들을 돌보아야 했고, 대부분 엄마가 감당 할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젊어서는 일하면서 살림에, 아이들도  다 내 차지 였는데, 거기에 공부까지 욕심 냈던 때도 있었다. 어떻게 그걸 다 감당 할수 있었는지, 그 슈퍼 우먼의 파워는 어디서
나왔을까? 그러다 아이들이 대학을 가며 집을 떠나자 뭘 해야 할지… 이 남는 시간이
부담스러웠다.


물론 주중에 일하느라 바쁜 건 여전 했지만, 주말에도 저녁에도 아이들 라이드에 늘 바빴던 그 시간이 더 이상 요구되지 않았다. 전에는 나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 그러던 그
주말 시간이 고스란히 남는 거다. 그때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부부가 같이 즐길 수 있고, 늙도록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어느 날 부터 팔과 목이 아파서, 어깨가 아파서 더 이상 골프를 칠 수 없게 되었다. 골프도 나 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모든 상황과 여건, 시간과 경제적 여유, 같이 라운딩할 친구등 모든 것이 가능해야 할 수 있는 거였다. 정말 그랬다. 골프를 못 치니, 갑자기 너무 주말 시간이 많아졌다. 

어느 날 남편이 묻는다. 만일 한달 안에 죽는다면 뭘 하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여행을 하겠다고 바로 답을 했다. 깜짝 놀라며,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답할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지 미쳐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냥 여행을 가끔은  하고 싶은 정도 인줄 알았는데,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 순위가 될 만큼 좋아하는지는 몰랐다고.

앞으로는 여행 계획을 잡으면 다 동행하겠다고… 크루즈만 빼고. 크루즈가 적성에 안 맞는지, 몹씨 지루하고 답답했다고 한다. 여자들은 대부분 크루즈를 좋아한다. 수다 떨고, 먹는 것 걱정 안하고 즐기고, 날마다 짐 쌌다 풀었다 안 해도 되는 것이 좋았다.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 못했던 여행을 하려고 노력해본다.

내가 그렇게 좋아했고,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니까. 나에게 여행이란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고,맛보며 힐링 하는 시간이다. 다음 여행지를 기다리고, 기대해본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성실하고 근면한 한국인들은 어느 나라를 가도 잘 살고 있었다.젊어서 열심히 산 당신, 이제 당신에게 자유를 주어라. 내가 원했지만 못 했던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오토바이를 좋아했던 친구는 젊어서는 가장의 책임을 져야 하니 못하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자유를 누리기 시작 한단 다. 등산을 좋아하지만 비지니스 때문에 쉴 틈 없었던 당신, 이제 시간 여유를 가지고 산을 찾아보자. 더 늦기 전에. 다리가 떨리기 전 가슴이 떨릴 때. 어느 광고 문구였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너무 일 만 하다 보면 더 이상 내 발로 움직일 수 없는 날이 성큼 다가 올 수도 있다. 

무엇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만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던 친구는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다. 목공 작업을 하고 만든 작은 작품을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그림을 배우러 다니는 친구는 집에 그림을 그리도록 방을 마련 했단다. 어차피 아이가 나가고 빈 방 하나, 나의 취미 공간으로 양보하리라. 그런 재주 없는 나는 친구의 그림 틀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다. 


악기를 배우며, 친구들에게 하나 씩 배워서 밴드를 만들자는 선배도 있고. 100세 인생,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을지 모른다. 더 늦기 전에 내게 자유를 주고, 버킷 리스트를 오늘 작성해 보자. 이제는 나를 돌아보고, 일만 하느라 인생을 즐길 여유가 없었던 나, 이기적인 내가 되어 보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는가? 만일 로또에 당첨되면 뭘 하고 싶나요? 그 대답. 그것이 하고 싶은 일, 아마 내가 원했지만 못한 일 일 것이다. 그 버킷 리스트를 오늘 적고, 하나 씩 이루며, 즐거운 은퇴 생활을 즐겨보자. 그것이 늙지 않는 비결일 것이다. 열정이 있는 한 당신은 청춘이다.

Silver City Insurance
Settia Kim
626-348-7944

<김희자 메디케어 에이전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