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전도서 3장을 보면 이런 말씀이 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는 말씀이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이 때를 피할 수는 없다. 특히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 때가 되어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때가 되면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때가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찾아오는 지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기쁜 일 또는 슬픈 일이 우리를 찾아오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운명, 팔자, 우연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운명, 팔자, 우연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주관하에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일어나길 원하시는 일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때에 정확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이 세상의 모든 일은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야 할 때에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들로 기독교인들은 받아들인다. 그래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 운명적인 일, 팔자 탓하는 일 같은 것은 기독교 세계관에 없다.
전도서의 저자는 이 “때”에 대해서 말한 후에 이런 말을 했다.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우리가 살면서 누리는 것들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은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의미이다.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주관하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도서 저자는 “삶이 하나님의 선물이다”고 단언하지 않았다. 삶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라고 했다. 여기서 “알았도다”는 것은 “인지했다” “결론을 내렸다”는 의미이다. 전에는 인생이 하나님의 선물인 것을 몰랐는데, 이제는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도서 2장을 보면 전도서 저자는 많은 일을 했고 많은 것을 누렸던 사람인 것을 알 수 있다. 삶의 많은 것을 경험해 보니 “삶이 하나님의 선물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사신 분들은 이 말씀에 동의하실 수 있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시는 분들도 때로는 “이게 내 인생인데 내 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그 누군가 또는 그 무엇에 이끌려 살아가는 것 같다”는 것을 느끼셨을 때가 있었을 수 있다. 젊었을 때는 “내 인생은 내 것인데” 하면서 내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삶의 힘든 고비를 몇 번 맞이하고 나서는 “이게 내 인생인데 내가 지금 내 인생을 이끄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기쁘고 슬픈 일을 포함해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우연, 운명, 팔자는 없는 것이다.
죽음도 우연히, 운명적으로, 또는 팔자가 사나워서 우리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때가 되었기 때문에 죽음이 찾아오는 것이다.
죽음을 말할 때 우리는 “세상떠나셨다” 또는 “돌아가셨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세상떠났다”는 것은 세상을 떠나 어디론가를 향해 갔다는 의미이다. 어딘가의 목적지를 향해서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이다. “돌아가셨다”는 것은 왔던 곳으로 다시 갔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죽음은 이 세상을 떠나 목적지를 향해 돌아가는 것으로 사람들은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세상을 떠난 후에 돌아가야할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4장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거처를 예비해 두고 계시다는 말씀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때가 되자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죽음을 맞이하셨다. 그러나 삼일 후에 부활하셔서 하나님께로 돌아가셨다고 기독교인들은 믿는다. 하나님 계신 곳으로 가신 예수님은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야 할 목적지를 준비해 두고 계신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이 세상을 떠나면 어디로 돌아갈 것인지를 확실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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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승룡 목사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