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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증시 카지노 같아” 버핏, 투자 과열에 ‘경종’

2024-02-26 (월)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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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혼란 가능성 경고

▶ “버크셔는 손실 감수 안할 것”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주식시장이 도박판처럼 변질되고 있다며 일침을 놓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재연과 같은 시장의 혼란 가능성도 경고했다.

버핏 회장은 24일 공개한 주주 연례 서한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주식시장에는 과거보다 훨씬 더 카지노와 같은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카지노는 많은 가정에 자리 잡고 매일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 행태가 횡행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는 이 같은 분위기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앞으로 변하지 않을 버크셔의 투자 원칙 중 하나는 원금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의 발언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 들어 열세 차례나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폭발적인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증시 호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에둘러 내비쳤다. 버핏 회장은 서한에서 1914년의 1차 세계대전 이후 증시 폭락,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언급하며 “이런 공황은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라며 “버크셔는 막대한 자금과 확실한 성과로 시장 급락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위기는) 때때로 우리에게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미드캐피털매니지먼트의 콜 스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발언에 대해 “버핏은 과거 큰 메시지를 전할 때 속삭이듯 이야기해왔다”며 “그는 이번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속삭이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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