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하데스타운’ 투어서 이해찬씨 성공적 주역 데뷔
▶ 아시안 최초 ‘오르페우스’ 역

뮤지컬‘하데스타운’에서 주역인 오르페우스로 무대에 선 티모시 이씨가 고난도의 가창력으로 객석을 압도하고 있다. [본인 제공]
미국 뮤지컬계 신예 스타배우의 탄생이다. 브로드웨이 유명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전국 투어가 한창인 지난 11일 플로리다주 공연에서 한인 1.5세 티모시 이(27·한국명 이해찬)씨가 오르페우스를 노래해 주역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브로드웨이 투어에서 아시안 배우가 오르페우스역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해찬씨는 “지난 1월부터 오르페우스역의 언더스터디(커버)와 스윙으로 활동했는데 주역 데뷔를 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5월26일까지 계속되는 투어에서 오르페우스로 관객들을 더 자주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고자 하데스의 지하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에우리디케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세계로 향하고 가난한 음악가 오르페우스는 사랑하는 에우리디케를 데려오고자 그곳으로 찾아간다.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저승의 왕 하데스와 보내는 왕비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펼쳐진다.
오르페우스는 작곡과 노래, 기타를 연주하는 음악가로 고난도의 상당한 가창력이 필요한 곡(넘버)을 불러야 하는 역할이다. 절대적 위력을 지닌 음악적 재능의 소유자이기에 음역대가 높아 고음의 가성을 연이어 소화해야 하고 미성까지 자유롭게 넘나들어야 한다. 기타 연주 역시 신들을 감동시켜 봄을 불러올 만큼 음악적 힘을 발휘해야 한다.
이씨는 “오르페우스는 노래 하나로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때문에 균열이 망가진 세상, 겨울과 여름 밖에 없어진 세상에 봄을 가져오는 존재”라며 “그 노래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와 사랑을 다시 일깨어줌과 동시에 균열을 맞춰준다”고 설명했다.
대공황 시기 미국을 연상시키는 배경 설정에 재즈, 포크,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미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2019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시대의 불안과 의심, 삶의 희망을 전하는 메세지가 현재를 살고 있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재해석됐다는 호평을 받으며 최장기 공연을 이어가고 화제작이다.
티모시 이씨는 12살 때 LA로 이민와 영어를 처음 배운 1.5세다. 베버리힐스 고교 시절 교내 극단 동아리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시작한 뒤 칼스테이트 풀러튼에서 뮤지컬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시절 매 학기마다 오디션을 봐야했고 과 탈락 시스템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입학 당시 140명에서 졸업을 한 최종 12인에 들었다. 이씨는 뮤지컬 ‘맘마미아’로 데뷔, 캘리포니아주에서 배우 생활을 시작한 뒤 코로나 팬데믹 시기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에 뉴욕대(NYU) 대학원에 진학했고 뮤지컬 보컬 퍼포먼스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22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케이팝’의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멤버이며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투이역으로 호평을 받았다. ‘슈렉’ ‘에비타’ ‘노블 패밀리’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다가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데스타운’ 투어팀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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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