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일본 주식 1,086억 줄여
▶ 미 증시 보관액 6조나 급증
▶엔비디아·MS 등 추가 매수
미국과 일본의 증시가 기록적인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달 들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팔고 미국 증시에 더 많은 투자금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가 과열 현상을 보이자 일학개미(일본 주식을 산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의 기술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9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 증시 보관액은 38억 1,555만달러(약 5조 704억원)로 집계됐다. 1월보다 8,172만달러(약 1,086억원) 줄어든 수치다. 특히 연휴 직전인 9일 하루에만 1억 1072만달러(약 1,471억원)가 감소했다. 보관액은 국내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거래한 해외 주식을 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규모를 뜻한다.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 투자한 금액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일학개미의 투자 흐름 역시 매도 우위로 바뀌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본 증시에서 1억 220만달러(약 1,357억원)를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507만달러(약 67억원)를 순매도했다. 사들인 주식보다 팔아 치운 주식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일학개미들은 정보기술(IT)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콘텐츠 기업 가도카와의 주식 보관액은 한 달새 347억원 줄었고 게임 업체 세가사미홀딩스와 넥슨도 각각 134억원, 52억원씩 감소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가 34년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고점에 도달했다는 우려 속에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4월께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해제,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을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인투자자들이 거둬들인 자금은 미국으로 향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증시 보관액은 50억 5,845만달러(약 6조 7,211억원) 증가해 697억 5,198만달러(약 92조 6,515억원)로 불었다. 지난달 7억 달러(약 9,300억원) 수준이던 순매수 규모도 이달에는 8억 달러(약 1조 630억원)로 늘었다.
주로 대형 기술주에 뭉칫돈이 몰렸다.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식 규모는 한 달 새 1조 5,346억원어치 급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3,500억원 규모 늘었고 팰런티어와 메타에도 각각 2,525억원, 1,193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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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