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지원 법률 칼럼] 자동차 파손 상태가 케이스에 미치는 영향

2024-02-09 (금) 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
작게 크게
“자동차의 파손 상태가 어느 정도인가요?”
자동차 사고 피해자들에게 변호사들이 항상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는 자동차 파손 정도에 대해서다.

그 이유는 차량간의 접촉 사고시 자동차의 파손 여부가 케이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교통사고가 포함된 민사소송 재판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평결을 내린다. 비록 대부분의 교통사고 케이스들이 재판까지 가기 전에 합의가 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고소인의 변호사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케이스는 재판까지 간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케이스에 임해야 된다.


내가 어느 교통사고의 배심원이라고 가정해보자.
법원에 단서로 제출된 차량의 사진을 봤을 때 자동차가 많이 파손됐다면 “어휴, 저렇게 차가 찌그러졌으면 몸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자동차 뒤 범퍼에 미세한 자국(scratch)밖에 없다면 “파손 정도가 눈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데 과연 이 사람이 다칠만한 충격을 받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가해자의 보험회사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차량 파손 정도가 크지 않으면 합리적인 보상 액수를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동차 파손 정도가 경미하다고 해서 케이스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충격에도 크게 다칠 수 있고, 또 충격이 컸어도 자동차는 크게 손상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가해자측 보험회사나 변호사도 자동차 파손 정도가 배심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차량 파손 정도가 미세하다면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해야 된다.

<정지원/상해사고 전문 변호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