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후 오히려 몸집 커진 푸틴
2024-01-29 (월) 12:00:00
▶ 미, 두 개의 전쟁 위상 약화 판단
▶ 푸틴 중동 방문 등 외연 확장나서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의 힘을 약화시키자.” “친(親)러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면 서방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2022년, 2023년에 소집된 러시아 연방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에 해당) 내부 문서에 담겨 있는 일부 내용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정보기관이 입수한 이 문서들을 토대로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현 국제질서에 균열을 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2022, 2023년 달러의 영향력을 줄여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주도하는 미국의 힘을 축소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의 자신감은 ‘두 개의 전쟁’으로 미국의 위상이 낮아졌다는 게 입증됐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고전에도 미국이 추가 지원을 결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한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실제 미국이 ‘우크라이나 10년 장기 지원 전략’을 수립하며 후퇴하는 조짐도 있다.
그사이, 러시아는 ‘친러 국가 체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중국과 이란, 옛 소련 국가가 아닌 다른 나라를 찾는 건 이례적인 행보였다. 29일에는 대표적인 친러 국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통합 방안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