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시간 맞춰 훈련도 오전→오후로 변경
▶ 감독·코치 머리 맞대고 사우디 전력 분석
▶사우디 ‘빗장 수비’… 3만여 관중은 부담
한국 축구 대표팀 조규성, 오현규 등 선수들이 2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팀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
말레이시아전 졸전으로 지탄을 받았던 클린스만호가 16강에서 만날 사우디아라비아를 정조준하며 심기일전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0일 오전 8시(LA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16강전을 갖는다. 16강부터는 단 한 번의 패배도 용납되지 않는 토너먼트 방식인 만큼 대표팀은 다른 어떤 때보다 대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경기 시간에 맞춰 훈련 시간을 변경했다. 평소 ‘루틴’을 강조하는 클린스만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준비하면서 줄곧 오전 훈련, 오후 휴식 패턴을 이어왔다. 우리나라가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는 전제하에 8강까지는 현지시간 기준 오후 2시 30분에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고 이 같은 루틴을 고집해온 것이다. 하지만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경기 시간이 현지시간 기준 오후 7시로 변경됨에 따라 훈련 시간도 오후 4시로 조정했다. 경기 전날인 29일에도 같은 시간에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전 다음 날인 27일에는 감독과 코치진이 머리를 맞대고 사우디 전력을 분석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는 스위칭 플레이(경기 중 좌우 변화)에 상당히 강하고, 개인 능력이 좋은 공격진이 많다”며 “이런 부분을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우디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언급하며 “만치니 감독 부임 후 점차 팀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 사우디 대표팀은 ‘빗장 수비’로 이름을 떨친 만치니 감독의 지휘하에 탄탄한 수비력을 갖춰가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부터 아시안컵 조별리그까지 최근 6경기에서 무패(5승 1무) 행진을 이어가며 단 한 골만 허용했을 정도다. 그 한 골마저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이었다. 공격과 수비에 대한 세부 전술 없이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클린스만호에겐 굉장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사우디 홈구장을 방불케 할 경기장 분위기도 우리 대표팀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사우디 팬들은 조별리그 때도 3만 명 이상이 현장을 찾았다. 16강전이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관중석이 4만4,000여 석인 걸 감안할 때, 사실상 ‘녹색 물결’ 속에서 16강전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16강전 경기장을 찾을 붉은 악마는 20여 명에 불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우승을 자신했다. 그는 “경기장 분위기는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토너먼트부터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우승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