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협심증·심근경색, 시술 후 ‘심장 재활’하면 재발 위험 32% 낮아져

2024-01-16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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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뚝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상승하는 허혈성 심혈관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기온이 1도씩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최고) 혈압은 1.3㎜Hg, 이완기(최저) 혈압은 0.6㎜Hg 높아져 심장에 부담을 준다.

이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는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狹心症)과 혈관이 완전히 막히는 심근경색 같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들 두 질환은 혈관을 따라 움직이는 혈소판이 혈관에 끼는 기름과 만나 혈전으로 악화해 발생한다. 협심증ㆍ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은 평소엔 문제없지만 갑자기 악화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은 중증도에 따라 약물 치료, 관상동맥우회술 등 수술, 스텐트를 삽입하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 등을 시행한다. 스텐트 삽입 환자의 30~50%는 재발한다.


미국심장학회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2011년 퇴원하기 전 ‘심장 재활’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심장 재활은 적절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 운동, 식이, 금연,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심혈관 질환 재발과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심장 재활은 간호사 질환·증상 교육, 약사 복약 지도, 영양사 영양 상담, 심장 전문의 운동 처방, 물리치료사 운동 지도로 구성된다. 이러한 다학제 프로그램은 생활 습관 개선, 심혈관 위험 인자 조절에 효과가 있으며 심혈관 질환 재발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다.

그런데 심혈관 질환 치료 후 장 재활 재발 예방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은철 교수·박유신 박사과정, 이찬주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송인선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간호사 공동 연구팀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은 환자가 심장 재활을 받으면 재발 위험이 32% 낮아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심장 재활의 치료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2014~2020년 세브란스병원에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고 심장 재활 처방을 받은 환자 2,988명 중 실제 참여군 1156명(38.7%)과 비참여군 예후를 비교했다.

심장 재활 참여 그룹의 1년 내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32%가 낮았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이 심할수록 심장 재활 효과가 좋았다. 협착 혈관이 3개 이상인 환자와 스텐트를 2개 이상 삽입한 환자는 재발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각각 45%, 46% 떨어졌다.

이찬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심혈관 질환자가 재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심장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밝혔다”며 “미국 등 해외에서는 심장 재활을 활발히 시행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심장 재활 프로그램 활성화 필요를 시사하는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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