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을가다… 오늘 공화당 아이오와코커스
▶체감온도 영하 38도 날씨 변수
▶취재진 북적…트럼프 캠프 제설
▶ 지지율 트럼프 48%·헤일리 20%
▶독주 굳히기 vs 대항마 입증 구도
“몇 달 전 아이오와주에 이사 왔고 저한테는 첫 코커스입니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후보들이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맥스 밀러)
“솔직히 다른 후보들은 가능성이 없습니다. 전 트럼프가 결국 승리할 것으로 봅니다.”(로레인 서먼)
미국 대선의 출발점인 공화당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13일 40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미 중북부를 덮쳤으나 현지에서는 코커스에 대한 높은 관심이 느껴졌다. 현지를 강타한 폭설과 강풍에 기온이 섭씨 영하 20∼23도, 체감온도는 영하 38도까지 내려갔다.
아이오와주 주도 디모인의 호텔 로비는 취재진으로 북적였고 공항 렌터카 업체들의 차량은 오후 늦게 동이 났다. 현지에서 만난 시민들은 취재진이 익숙한 듯 “코커스 취재가 흥분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혹한의 날씨 때문에 후보들의 막판 유세전은 순탄하지 못했다. 지역 유력지인 디모인레지스터는 “눈보라는 그쳤으나 코커스 기간 생명을 위협하는 강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14일 예정됐던 4건의 현장 유세 중 3건을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당초 예정대로 유세를 진행하지 못했다.
날씨가 투표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자 이날 후보들은 지지자들을 향해 반드시 투표에 나서 줄 것을 독려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줄을 서야 할 수도 있으니 옷을 여러 겹 입고 신분증을 지참해 달라”며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이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눈이 쌓여 투표소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디모인 곳곳의 투표소 진입로와 주차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디모인레지스터가 7~12일 코커스 참석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원 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로 확고한 1위를 지켰다. 이어 헤일리 전 대사가 20%로 디샌티스 주지사(16%)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지난 조사 때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감소하고 헤일리 전 대사가 상승했으나 열성 지지층은 여전히 트럼프가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업체들은 “날씨 때문에 투표율이 낮을 경우 헤일리의 지지자들은 집에 머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직 넘버’로 불리는 득표율 50%를 돌파하면서 독주 체제를 입증하느냐이다. 첫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반을 훌쩍 넘는 표를 차지할 경우 나머지 주 경선의 흐름도 급격히 트럼프 쪽으로 기울 수 있다. 길거리에서 만난 한 백인은 “먹고 살기가 힘들다.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 평론가인 알레스 아베툼은 “만약 헤일리의 급상승이 트럼프 지지율을 50% 이하로 끌어내린다면 트럼프가 패배할 수 있다는 첫 번째 의미 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다른 후보들이 1명의 반트럼프 후보로 결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중부표준시(CST) 기준 15일 오후 7시에 아이오와주 99개 카운티의 약 1700개 투표소에서 코커스가 시작된다. 투표는 현장에서 개표되고 결과는 바로 당으로 전송돼 몇 시간 안에 집계된다. 아이오와주는 인구가 300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인데다 인종의 90%가 백인으로 미국의 민의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