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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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미스터리의 엘에이 세상만사 4

2024-01-12 (금) AI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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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3회에서 계속)
뒷좌석에 앉아 소리치는 법조계에서 일한다는 아리따운 여성분의 소리침은 그칠 줄 모르고 차 안을 떠돈다.
“오빠, 빨리 프리웨이에서 내려요. 나 죽겠어 정말… 아 오줌 마려 죽 겠다구요…” (술에 취하고 거기다 소변까지 마려운 상황이 되니 어느새 아저씨가 오빠 사이가 되 버린다.)
이런 제기랄…앞에 큰 사고가 났는지 차는 완전히 꽉 막혀 파킹랏 같은 상황인데 이 여자 손님은 난리법석이다. 얼마나 급하면 저러 하겠냐 만은 도무지 차를 움직여 빠져 나갈 길이 없다.
“ 오빠 화장실 좀 …찾아 가봐요…더 못 참겠 다구..”
“손님, 쫌 만 참으세요…차가 나갈 상황이 안되지 않습니까?”
“아니 그럼 어쩌 라구? 여기서 싸요? 엉? 나 더 이상 못 참는 다구…”
“아 ~아~..음..” 숨소리와 함께 차 안이 조용해졌다. “ 아유 살꺼 같네… 오빠 미안해요..”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인가. 미안하다니..뭐가 미안하다는 건가..
와..와 ..오마이갓! 미안하다는 그녀의 모습을 고개를 뒤로 돌려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쌍욕이 마음속으로 날라 다닌다.
술에 취하면 부모도 몰라 본다는 옛말이 차 안에서 옷을 입은 채 소변을 봐버린 그녀를 보는 순간 머리를 스친다.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흥건히 젖었을 그 자리에서 다리를 쫙 벌린 채 퍼져있는 여자.
“오빠 ! 카워시 값 주면 되 쟎아? 너무 그렇게 무섭게 보지 마요? 아 내가 싸고 싶어서 쌋나?”
택시 운전을 하다 보면 별의 별 일들이 많지만 이런 손님은 그리 흔하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손님 목적지에 도착했다. “ 아직도 젖어 있을 바지를 아무 일 없다는 듯 추스리며 내리는 손님. “ 오빠! 이거 드리면 되지? 모자라면 내일 내 사무실로 들려? 더 줄께…아이 미안해용”
술에 취하면 이렇게 뻔뻔해지게 되나 허허.. 내일 자기 사무실로 들리라니..진짜 한 번 들려서 오줌 싼 바지 잘 빨았냐고 리마인드나 시켜줄까? 그 사무실 직원들 있는 앞에서.
택시에서 내려 자기 집 앞으로 가려다 다시 걸어온다. 창문을 내려보라는 손짓을 하며…
“오빠, 나 집에 들어가기 무서운데 택시비 더 줄 테니까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
그녀의 취중 멘트가 나를 헷깔리게 한다. “아, 그럴까요? 신 김치 위에 올린 따뜻한 라면 그리고, 얼큰한 국물. 아, 한 그릇 뚝딱하고 갈까? 아냐 아냐 손님 집에 들어갈 일이 어딨나? 당치도 않는 소리지. 본부에다가는 또 뭐라고 둘러 댈 텐가? 말도 안돼. 에이 그냥 본부 전화기 꺼버리고 들어가 볼까?
목소리가 이쁜 저 여인이 설마 라면만 끓여주고 끝내려는 건 아니겠지. 맞어 맞어 내가 바본가?
꿈을 잠깐 꿔 본다. 라면 물을 올려 놓고 나에게 안긴 그녀의 얼굴. 아 이러면 안 돼요 안 돼요
돼요 돼요… 헉 헉…
“오빠 ! 오빠 ! 할 꺼야 말 꺼야? 집으로 가자 응?”
이 여자 진짜 법조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맞는 걸까? 술은 진짜 모든 사람들을 신분과 직업에 상관 없이 자연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위대한 힘을 지닌 것일까?
에이 씨…왜 갑자기 집에 있는 아이와 애 엄마가 떠오르나. 아니지. 이러는 건 아니지. 데이빗 엄마 봐서 이러면 안 되는 거지. 그래. 내 비록 지금 택시 운전하지만 조금만 더 참고 벌어 모아서 차도 바꾸고 아파트도 깨끗한 데로 이사 가자고 내 아내와 몇 번을 다짐 했었나. 그만. 이제 그만.
“손님,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저 다음 손님 콜이 있어서 출발해야 합니다. 택시비 모자란 만큼 본부에 보고해 놓을 테니 내일 본부에서 전화오면 얘기하세요”
“어머머 이 오빠 되게 빡빡하시네..흥? 싫으면 관둬.”
.끄억 끄억 거리며 툴툴대는 그 손님과 다시는 만나지 않게 해달라는 마음 속의 기도를 하며 LA로 다시 출발~
정신을 차리고 시동을 건다. 부릉~ 운전석 뒷 거울로 보이는 술 취한 그녀를 지워버리고 택시는 간다.
아차…로칼 길을 달리다 다시 차를 세운다. 그녀가 망쳐 놓은 뒷 좌석, 마스크를 쓰지 않고 서는 다가가기 힘든 오묘한 냄새. 트렁크에서 꺼낸 비상 수건으로 닦기 시작 한다. 아! 지친다..오늘 하루…
짧지 않은 그 손님과의 운행 시간, 나눈 대화, 그리고 그녀의 손짓 몸짓들. 물 수건으로 그녀의 지저분한 자국을 지워 버린다.
LA로 올라가는 빈 차 에서 또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깨톡! 깨톡! 아는 지인에게 문자가 온다.
“ 김형, 잘 지내지? 나 제니 엄마랑 이혼해” (다음 호에 계속)

<AI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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