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주택시장 전망
▶ 이자율 하락에 뚜렷한 올 주택시장 전환 관측
▶건설사 공급량 조절에 올해도 매물 부족 지속
올해 이자율이 떨어지고 매물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난해 급감했던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준 최 객원기자]
올해 임대용 다세대 주택 공급이 증가할 전망으로 수년간 지속된 임대료 급등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지난해 말부터 이자율이 연이어 하락하자 올해 내 집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높은 이자율로 인해 집을 내놓지 못하는 현상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 역시 올해 주택 시장의 뚜렷한 전환이 기대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4년 주택 시장에 어떤 일이 있을 지 미리 살펴본다.
◇ 뚜렷한 전환 기대되는 해
지난해 주택 시장을 지배한 트렌드는 ‘모기지 이자율 고정 효과’(Mortgage Rate Lock-In Effect)다. 85%가 넘는 모기지 대출자가 현재 5% 미만의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는데 낮은 이자율을 포기하지 못해 집을 내놓지 못하고 새집도 구입하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한 단어다. 이자율 고정 효과 때문에 지난해 주택 시장은 가뜩이나 부족한 매물이 바닥을 드러내며 주택 거래는 실종됐다.
하지만 올해는 극심한 매물 부족으로 인한 주택 거래 감소 현상이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7주 연속 하락해 6.61%(30년 만기 고정)까지 떨어졌다.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 10월 7.79%까지 치솟은 바 있는데 당시 대비 1%포인트가 넘게 하락한 것이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11월 재판매 주택 거래는 5개월 연속 하락을 멈추고 전달 대비 약 0.8%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약 7.3% 감소했지만 주택 거래가 한산해지는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이자율 하락을 기다리는 주택 구입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급락함에 따라 올해 주택 시장의 뚜렷한 전환이 기대된다”라고 올해 상황이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매물 부족 단기간 해소 힘들 것
주택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바로 심각한 매물 부족이다.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 때문에 주택 거래가 감소하는데도 주택 가격은 오르는 특이한 현상까지 나타났다.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심각한 매물 부족이 올해 안에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우려한다.
올해 단독 주택 건설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지만 억눌린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온라인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대니엘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다세대 주택 공급이 큰 폭으로 늘겠지만 대부분 임대용으로 소진될 것”이라고 올해 주택 매물 공급 상황을 전망했다.
신규 주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것도 모기지 이자율 때문이다. 여전히 높은 모기지 이자율로 인해 현재 주택 구입 여건은 사상 최악이다. 집을 살 능력을 갖춘 사람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주택 건설 업체들이 가격 유지를 위해 신규 주택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타이틀 보험 업체 퍼스트아메리칸의 오데타 쿠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건설 업체들이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린다고 해도 주택 시장의 구조적인 매물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 중서부, 북동부 전망 밝아
올해 주택 거래가 지난해 최악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수요가 몰리는 일부 지역의 경우 주택 거래가 작년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올해 주택 거래가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 등이다. 오하이오주 톨레도와 뉴욕주의 로체스터의 올해 주택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 남가주 역시 올해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지난해 최악의 주택 거래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 중간 가격은 38만 7,000달러로 2022년 11월(37만 2,700달러)에 비해 약 4% 상승했다. 로런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도 주택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주택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주택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자율 6%대 중반
올해도 바이어의 최대 관심사는 모기지 이자율이다.
다행히 지난해 말부터 이자율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상당폭 해소되면서 모기지 이자율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이 올해 1분기 6.1%~7%대에서 형성되다가 조금씩 하락하는 트렌드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동산 업체 레드핀의 대릴 페어웨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말 약 6.6% 수준까지 하락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다만 이자율의 지속적인 하락과 주택 가격 상승 폭 둔화로 올해 바이어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올해 선거를 전후로 모기지 이자율이 큰 변동을 보일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연말 평균 6%대 중반에서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크다.
모기지 업체 엠파시스 디지털 리스크의 제프 테일러 디렉터에 따르면 현재 중간 가격대의 재판매 주택을 5%다운페이먼트로 구입할 때 7.125% 이자율을 적용하면 연 소득이 최소 10만 7,000달러를 넘어야 한다. 만약 이자율이 6.125%로 1%포인트 떨어지고 ‘연방주택금융국’(FHFA)의 예측대로 올해 주택 가격이 약 4% 상승한다면 중간 가격대 재판매 주택 구입에 필요한 연 소득은 9만 9,000달러로 낮아진다.
◇ 과감한 구매 자제해야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높은 집값을 해결하기 위한 위험한 방식의 구매 방법이 늘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이 첫 번째로 지목한 구매 방식은 다운페이먼트 대출이다. 다운페이먼트 마련을 위해 별도의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에 성행했던 이른바 2차 융자를 의미한다. 대출 은행 2곳 이상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다운페이먼트 없이도 주택 구입이 가능하지만 이자 비용 부담이 높고 주택 가격 하락 시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위험이 큰 주택 구입 방식이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2차 융자로 주택을 구입한 대부분 주택 소유주들은 숏세일이나 압류 등으로 주택을 처분하는 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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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