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코로나·RSV 겹쳐 연말 모임 많아 환자 급증
▶ 전국서 5만4,000명 입원, CDC “지금이라도 백신을”
#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40대 최모씨는 지난달 초부터 앓고 있는 기침 증상이 멈추지 않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알려진 민간요법을 병행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통 기침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맨하탄에 위치한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는 30대 이모씨는 예년에 비해 독감의 전파력이 강해 감기에 걸린 주변 동료들이 모두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올 겨울 뉴욕 일원에는 이처럼 유난히 코로나19, 독감 및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가 대폭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공식 종료 이후 많은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진데다 연말 시즌 여행을 떠나거나 각종 송년 모임에 참가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감기 환자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호흡기 환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했다.
지금까지 최소 530만명이 발병했고 그 중 5만4,000명이 입원했으며 사망자만 3,200명에 달한다. CDC는 최근 “올 겨울 호흡기 질환퇴치를 위한 예방접종이 시급히 필요하다”면서 미국 전역의 의사들에게 건강경보를 발령했다.
CDC는 남은 시즌 동안 환자들을 코로나19, 독감 및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예방주사를 꼭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CDC는 올해 독감 시즌은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가운데 뉴욕시와 뉴저지주 일대에서 독감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욕시 보건국은 코로나19 검사소에서 독감 및 기타 호흡기 바리어스에 대한 검사를 함께 실시하고 있다며 관련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에게 온라인(on.nyc.gov/covidexpress)으로 가까운 검사소를 확인 후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김세진 내과 전문의는 “최근 동료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유독 기침이 오래가는 환자들이 예년 대비 많이 늘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다”며 “팬데믹 이후 감기 예방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진 가운데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졌고, 백신 피로감으로 백신 접종률도 낮아진 것이 감기 환자가 증가하게 된 직접 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문의는 “코로나19, 독감, 감기 등을 앓은 후 염증이 몸에 남아 마른 기침을 하게 되는데 길게는 두세 달까지도 기침이 나올 수 있다”며 “사람마다 기침이 오래 가는 이유는 다 다르기 때문에 지체하지 말고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