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강 라인업 내세우며 우승후보 ‘0순위’ 꼽혀
▶ ‘사치세 우회 꼼수’ 비판은 시즌 내내 이어질 듯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타일러 글래스노우·야마모토 요시노부에 11억6,150만 달러(약 1조5,130억 원)를 투자하며 ‘악의 제국’을 건설했다. 오타니의 역대급 ‘디퍼(지급유예)’ 덕분에 차기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지만, 사치세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비판은 시즌 내내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 다저스는 상위 타선을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오타니로 꾸리게 됐다.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에서 빠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선발 로테이션 역시 자유계약선수(FA)인 클레이튼 커쇼를 제외하더라도 야마모토·글래스노우·워커 뷸러·보비 밀러·에밋 시한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이 같은 화려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오타니와 글래스노우 영입 당시 다저스의 우승확률을 +550으로 전망했던 폭스 스포츠 닷컴은 야마모토 합류 후 이를 +380으로 낮췄다. 다저스 우승에 100달러를 걸면 380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우승 가능성이 높다. 2위인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챔피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650)보다 월등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다저스가 MLB 최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오타니의 디퍼가 있다. 오타니는 총액 7억 달러 가운데 2,000만 달러를 10년에 걸쳐 나눠 받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는 계약이 끝난 뒤 받기로 했다. 다저스는 이 같은 방식을 통해 MLB의 사치세 부과기준(2024년 기준 팀 연봉 총액 2억3,700만 달러)을 넘지 않을 수 있었고, 이렇게 만든 여유자금으로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에게 올인해 특급 선발진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사치세 우회 꼼수’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사치세란 일부 구단이 자본을 앞세워 선수를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인데, 다저스와 오타니가 이 같은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며 전력 불균형을 불러왔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미국 스포츠 매체인 디애슬레틱은 오타니 계약 직후 현지 에이전트의 입을 빌려 “대부분 에이전트가 (오타니 디퍼에 대해) 아마도 최악이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나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 같은 비판에 크게 개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역시 “다저스가 돈을 쏟아붓는 데 비난이 있더라도 야구에 있어서는 대단한 일”이라며 “다저스를 사랑하든 싫어하든, 팬들이 다저스의 경기를 보게 되리라는 사실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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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