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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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나무의 타악 1악장

2023-12-18 (월) 한 다니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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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외롭다
아침 말간 햇살에 하얗게 부서져 내린 눈
겨울 새벽 눈으로 뒤덮히고 얼어붙은 나무는 더욱 혹독하고 외롭다

오늘 고드름처럼 얼어 서있는 나무에도 봄의 전령은 반드시 찾아와 나뭇가지 속눈썹을 간지럼 태우고 눈도 뜨게 해줄 것이다

어쩌다 바람이 달려오면 나무는 일렁이는 흔들림으로
서로 다가가 안긴다. 우리의 흔들림은 어떤가
사랑과 미움, 시기와 질투 모두 흔들림의 더듬이가 헤맨다


바람은 나무의 손이 되어 허공을 긁어대는 가지손가락이 모스리 부호를 쳐댄다

-그대, 반려나무 한 그루 키우시구려-

<한 다니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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