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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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간밤에

2023-12-11 (월)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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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내린 비로
단풍잎 우수수 떨어졌네

잎사귀 떠나보낸 후
나무는 아픔을 참고
찬바람 견디다 보면
쓰라린 상처도 아물 날 있으리라

그대 떠나보낸
그날 밤
흐르는 눈물로
베갯닢 적셨네


새벽 종소리와 함께
욕심도 날려 보내고
더 높은 곳에 이르는
다리를 건넜네

해와 달이
무수히 뜨고 지는 동안
뼈아픈 아픔을 잊고
바람을 헤치며
길을 가노라니

꽃이 피고 지는 것도
구름이 형상을 바꾸는 것도
미소 띤 얼굴로
바라보게 되었네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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