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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복은 덕을 따라온다

2023-12-01 (금) 폴 김/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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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의 부동산중개업은 ‘복덕방’에서 이루어졌다. 1985년 9월 부동산공인중개사시험이 시행되고, 그 합격자들이 부동산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열면서, 복덕방이란 이름은 추억의 저편으로사라졌다.

복덕방은 생기복덕(生氣福德)에서 유래되었다 하는데, 1900년 전후 조선말기에 대도시 중심으로 100여 개가 성업했으며, ‘집주름’이라 불리는 부동산 중개업자도 500여 명이나 되었다한다.

’복‘과 ’덕‘은 함께 어우러져 우리 일상에서 많이 쓰는 말이다. 새해가 되면 ‘복 많이 받으세요’라 하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는다. 또한 ‘덕을 쌓으면 후손들이 복을 받는다’라고도 한다. 이처럼 복과 덕은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는 긴밀한 관계이다. 그런 반면에 복과 덕은 마냥 붙어지내며 즉각적인 거래를 성사시키는 ‘ give and take ’ 개념과는 다르다.


덕을 쌓지않고 졸지에 얻은 복은 오히려 화가 될 수 있으며, 덕이 당장에 복을 불러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누구에겐가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나중에 빛을 발하기도 한다. 이도 저도 아닐 때에는 자기 내면에 깊은 행복감을 안기는 것에 그치지만, 이 또한 축복이 아니겠는가?

덕을 쌓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남 좋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참여하거나 공익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는 행위가 그 대표적인예이다.

그러나 덕은 헌신이나 헌납이 아닌,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를 통해서도 쌓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불편을 해결하고 삶에 도움을 주는 비즈니스는 충분히 덕스럽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많은 물건들이 실패의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를 내어 시도한 많은 발명가나 사업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 마음 저변에 타인을 이롭게 하려는 따뜻한 정신이 강물처럼 흐르기에 가능한 일이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하는 일도 알고보면 ‘남 좋은일’을 하는 비즈니스이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주거분야에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고, 나아가 고객들의 재산을 지키고 키우는 재정적인 자문도 함께 하니 말이다.

예전에는 생활의 기본 3요소에 ‘의식주’를 꼽았는데, 요즘은 ‘식주금’이라 한단다. 옷 대신 금융이 더 중요하다 해서 생긴 말이다. 리얼터(Realtor)는 고객들의 단순주거 해결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를 통한 자산관리도 함께 해주니, 그 셋 중 둘을 담당하게 됨으로써 부동산중개업은 참으로 덕을 많이 쌓을 수 있는 업이라 할 수 있겠다.

2023년은 물가도 많이 오르고 금리상승으로 인하여 부동산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생활 전반이 예전보다 팍팍해졌다. 이제 올해도 한달여를 남기고 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각 분야에서 성실히 쌓은 덕의 보람이 내년에는 부동산시장뿐만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 곳곳에 복이 되어 넝쿨째 굴러들어오길 바란다.

<폴 김/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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