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트럼프 세력 결집에 존재감
▶ 지원사격 덕분…$1,160만 후원금도
공화당 경선 여론조사 18%, 2위
월가의 금융 거물들이 니키 헤일리(사진·로이터)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공화당 대선 후보로 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독주’에 가린 헤일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거액의 정치 후원금까지 쥐여줄 태세다. 통상 공화당 유력 후보에 ‘베팅’해 온 월가로선 이례적 행보다. 거세지는 ‘반트럼프’ 구호에 헤일리로 시선을 옮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재계 거물과 월가 큰손들이 헤일리에 끌리기 시작했다”며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 대선주자인 헤일리를 대선 후보로 점찍고 있는 미국 거부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NYT에 따르면 억만장자로 알려진 미국 대형 건축자재 업체 홈디포 설립자 케네스 랭곤은 최근 헤일리를 “성공 가능성이 있는 후보”라고 치켜세우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분명히 트럼프보다 헤일리를 지지할 것이다.”
월가는 일찌감치 헤일리를 찍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통하는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부동산 거물 배리 스턴리히트 등은 헤일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헤일리는 지난 14일 뉴욕에서 연 기부금 모금 행사 때도 ‘대박’을 쳤다. 게리 콘 전 골드만삭스 회장이 주최한 만찬 행사에 거물급 월가 인사가 총출동해 헤일리와 얼굴 도장을 찍었다.
NYT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까지 최근 헤일리에게 전화를 걸어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헤일리 지원 사격에 나선 거부들의 지갑이 열린 결과, 헤일리는 지난 9월 말 기준 1,160만 달러의 기부금을 끌어 모았다. 통상 각당 경선 주자들 기부금의 30% 이상은 금융계 거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만큼, 월가가 미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월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헤일리의 존재감은 커졌다. 트럼프에 이어 당내 지지율 경쟁에서 2위를 놓치지 않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 NBC방송 여론조사에서 헤일리(16%)는 디샌티스(16%)를 따라잡고 트럼프(43%)에 이은 공동 2위에 올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선 헤일리(18%)가 트럼프(46%)에 이어 단독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