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60억달러 유입, 70%가 정크본드에 투자
이달 미국 회사채 펀드 시장에 3년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인플레이션 둔화, 고용 시장 냉각 등 경기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시장정보 업체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 리서치(EPFR)에 따르면 이달 1~20일 미국 회사채 펀드에 16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는 2020년 7월 이후 3년여만에 최대 규모다.
미 회사채 펀드 중에서도 수익률이 높은 정크본드(투자부적격 회사채)를 주로 담은 펀드에 전체 유입액의 70%가 넘는 114억달러가 투입됐다. 같은 기간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에 유입된 자금인 50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달만 해도 고위험·고수익 채권을 담은 하이일드 펀드에서 18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유출된 것에 비춰보면, 얼어붙었던 회사채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리 전망 변화로 회사채 투자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자료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와 미 국채의 신용 스프레드(수익률 차이)는 이달초 1.3%포인트에서 현재 1.17%포인트로 줄었다. 투자 부적격 회사채와 미 국채 간 스프레드는 같은 기간 4.47%포인트에서 3.9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이 지난 1일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5.25~5.5%로 2회 연속 동결하면서 금리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연준이 내년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전환)’에 들어가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 없이 높은 투자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