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태국 방콕의 한 유명 쇼핑몰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기 시작했다. 놀란 사람들이 쇼핑몰 안에서 건물 밖으로 뛰쳐나온 것이다. 신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 있던 고급 쇼핑몰에서 14살 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이었다.
이번에는 또 미국 워싱턴에서 17세 소년이 버스 안에 자고 있던 승객을 아무런 이유 없이 총으로 쏴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용의자인 이 소년은 도주했고, 카운티 검찰은 이 소년을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하고 지명수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는 어린 소년들까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발생하다 보니 참 어이없긴 하지만, 나름 도덕과 예절을 중시한다는 아시아권에서조차 어린아이가 총기난사 사건을 저질렀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다. 이제 총기 사건은 총기자유가 허용된 미국만의 문제는 분명 아닌 듯싶다.
‘금쪽같은 내 새끼’ 라는 한국 방송에서는 엄마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는 아이들의 모습이 거의 매회 등장한다. 금쪽이라고 하는 단어는 문제가 있는 아이를 애둘러 표현한 말이다.
아동정신과 전문가인 오은영 박사가 출연해 사고를 치는 위험한 아들이나 위험수위에 있는 딸들의 사연을 듣고 해결책을 내놓는다. 계속 등교 거부를 하는 아이들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는 부모들의 모습이 나오고, 부모가 밉다고 험한 말까지 내뱉는 아이의 부모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은 다반사다.
오은영 박사는 병원 치료와 약 처방으로 적극적 치료를 권하면서 아이와 더욱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눌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금 간 가족간에 마음의 상처가 완전 치유될 수 있을지는 카메라가 사라지고 난 뒤 홀로 남은 가족성원들만이 알 수 있는 문제다.
요즘 세상은 아이패드같은 태블릿을 선물받고 집에서 뒹굴면서 유튜브와 게임만 한다는 아이들이 넘쳐난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20년 10세미만 어린이의 보호자 21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이 82.8%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약 4시간 45분. 우리 어릴 때는 밖에 나가 고무줄놀이나 소꿉놀이를 하면서 체력증강이나 사회성을 키운다던지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나 지금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 돼버렸다.
보스턴대 연구팀은 생후 30개월 이후 유아가 스마트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어린아이들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사용은 뇌 발달을 저해할 수 있고, 사회성발달과 자기 조절 등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이를 방해한다고 분명하게 경고했다.
대만에서는 영유아에게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등 전자제품 사용을 금지시키는 법안이 나왔다는 소식도 있다. 미국에서도 청소년들에게 10시 이후에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못하는 법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필요할 때만 잠시 TV를 본다던지 스마트폰을 하는 아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지 않을까. 스마트폰을 시간만 나면 종일 손에서 놓지 않는 내 금쪽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총기난사로 불특정 다수를 태연하게 죽이는 미성년자들을 보면서 어른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 나쁜 아이라고 손가락질만 하면 그만일까. 어쩌면 어린 나이부터 ‘노’라고 말해주는 부모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차분하게 타이르면서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을 사용하는 시간을 정해주고, 그 외 시간에는 밖에 나가 운동을 하던지 집안일을 도우라고 하면 어떨지...
미국도 조만간 대만처럼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접속된 기기들을 제한시키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적어도 초등학생들에게만이라도 제한된 시간만 허용하는 사회적인 캠페인 말이다. 금쪽이라는 단어가 회자되는 사회는 정말 웃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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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