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은 세 가지다. 이는 35년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발생된 문제들로 반드시 해결을 보아야 하는 국가적 중대사안이자 대한민국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바로 독도,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다. 부차적으로 역사교과서 왜곡논란도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는 독도 문제이다. 박정희는 한일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독도문제에 전면적 해결을 요구한 일본정부와 독도밀약을 체결했다. 독도밀약 1항은 “양국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을 인정하며, 동시에 그것에 반론하는 것에 이론이 없다”고 명기함으로써 일본정부가 매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일본에 크게 의존한 전두환정권에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터졌다. 강제징용의 강제성을 희석하고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자 전두환은 독도와 독도 서식 조류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전두환이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적 지배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김대중은 1998년 박정희 정권이 1965년 한일기본조약의 부속 조약으로 체결한 한일어업협정을 개정하여 독도가 한일이 공동관리하는 중간수역에 들어가게 했다.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 독도 근처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일본은 수시로 군함을 출몰시키며 독도 영유를 기정 사실화 했다. 윤석열 또한 박정희처럼 비밀리에 독도밀약을 맺어 독도의 권리를 완전히 일본에 넘겨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단지 여론을 의식해 발표하지 않을 뿐 언젠가 공식화할 것이다.

둘째는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문제이다. 대한민국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며 무역전쟁이라는 야비한 전략을 행사했다. 아베는 대법원의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제동원 배상 해법을 한국정부가 알아서 내놓으라며 압박했다.

박정희가 한일청구권에서 더이상 일본에 배상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놓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전범기업에게 강제 징용자들에게 배상을 하라는 판결은 국가대 국가가 아닌 개인에 대한 판결이었다. 이에 청구권 대상인 일본의 전범기업들은 의당 배상해야 한다며 문재인정부가 맞섰다.

그러나 2021년 문재인이 퇴임하기 전 강제징용 피해자 대법원 판결이 뒤집혔다. 13년에 걸쳐 진행되었던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대법원 배상 판결을 확정한 지 2년 8개월 만에 이를 뒤집는 1심 판결이 나온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에 대해 피해자들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가 일본의 제소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결과가 뒤집히면 문명국으로서 위신이 추락한다는 황당한 표현을 썼다. 윤석열이 취임하자 마자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방식으로 국내배상이라는 해결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문재인정부가 있다.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가 같은 선상에 있음을 내포하는 것이 바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건이다. 문재인이 국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개혁하지 않고 그토록 윤석열을 두둔하고 대통령으로 만든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적폐수구세력을 등에 업은 정권이었기 때문이다.

셋째는 위안부 문제이다. 박근혜는 2015년 12월 28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타결로 10억엔(97억원)의 보상금을 받고 위안부 문제를 일본과 합의했다. 물질적 보상보다 사죄와 사과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민감한 사안을 몇푼 받고 너무도 손쉽게 처리한 것이다. 그 뒤에는 역시 위안부 이면합의가 있었다.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 경제가 무너지고 국방력이 흔들리며 나라는 처참할 정도로 망가졌다. 한일관계와 한미관계를 복원하겠다며 바이든과 기시다에게 끌려다니며 국가의 주권과 영유권을 내준 것은 물론 국민의 자존심마저 짓밟고 있다.

그러므로 독도 문제와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가 전면 재검토되어 합당한 방법으로 해결되고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도 당당하게 정정을 요청할 때 비로서 동북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일관계는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